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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Jul 27. 2021

<언어의 정원/言の葉の庭>

향긋한 비 내음과 푸르른 신록 속에서 서로를 채운다, 마음이 흔들렸다.

신카이 마코토의 2013년작, <언어의 정원>입니다. 단편 영화라 볼까 말까 고민을 좀 했는데, 원래부터 보고 싶었던 작품이고 인기도 많아서 봤습니다. 단편이라 리뷰는 좀 짧을 예정이에요.

신카이 마코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실제 사진처럼 느껴지는 미친 디테일의 작화인데요. 이전에도 작화는 좋았지만 그런 느낌은 덜 들었는데 <언어의 정원>에선 완전히 스타일이 정립된 거 같네요. 마코토는 자연보단 도심, 특히 도쿄를 그릴 때 특유의 감성이 제대로 살아나는 거 같네요. 물론 여기선 비가 오는 장면과 공원의 식물들이 아주 좋지만요. 비의 냄새와 푸르른 신록의 내음이 시종 마음을 울립니다.

신카이 마코토는 비슷한 이야기를 여러 변주를 통해 전달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이전 작품이나 이후 작품이나 비슷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이 과정에 있어서 특유의 과잉 감정이 거슬릴 수도 있지만 그의 화법에서 오는 감성을 거부할 수가 없네요. 보다 보면 정말 마음이 흔들리고 가슴이 아립니다. 서로 아픔을 가지고 있던 둘이 비가 오는 날이면 서로를 채워가는 과정, 그리고 서로를 잃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단편이라 그런 건지 이를 풀어내는 부분이 조금 급하고 엉성하게 느껴지기도 하며 약간 설명이 필요한 지점도 보이는데요. 개인적으로 아키즈키가 무시당한다는 묘사가 조금은 덜해 아쉬웠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단편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았지만 충분히 묘사할 수 있었던 부분이 누락된 점은 마음에 걸리네요. 

비의 내음과 푸르른 신록의 청량함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장마는 지나갔지만, 여름에 보기에 제격이네요. 다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과도한 감정 표출을 꺼려 하시는 분들에겐 권해드리지는 못하겠네요..^^;




★★★
:향긋한 비 내음과 푸르른 신록 속에서 서로를 채운다, 마음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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