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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ug 03. 2021

<정글 크루즈/Jungle Cruise>

지나치게 안정화된 프랜차이즈에서 독창적인 무언가를 바라는 건 욕심인 듯이

<정글 크루즈>는 사실 그렇게 기대를 건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이제 슬슬 디즈니 식 전개와 엔딩에 매너리즘을 느끼기도 했고, 또 작품 외적으로도 디즈니의 행보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는데요.

그렇기에 기대를 조금 빼고 관람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보고 나서는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정글 크루즈>는 정말 어드벤처 액션에 있어서 거의 최대의 스케일과 모든 요소들을 안고 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펙터클한 체험을 선사합니다. 개인적으로 4D는 몰입을 방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꺼려 하는 편인데, <정글 크루즈>는 보는 내내 3D, 4D가 생각날 정도로 특별관에 최적화되었다고 느껴진 영화였어요. 디즈니 영화라고 해도 그렇게 공을 들였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영화 내내 몰아치는 액션, 어드벤처 연출을 이렇게 잘 뽑아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네요. 보실 생각이 있다면 꼭 극장에서 보셨으면 합니다.

다만 영화 내내 보여주는 모든 요소들이 익히 봐왔던 것들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분명 재미도 있고 스케일도 화려한데, <정글 크루즈>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말해보라면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네요. 사실 따지고 보면 물량공세로 쏟아부었던 소재나 설정들을 보면 다 이전 비슷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에서 많이 보았던 것들이거든요. <쥬만지>라든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라든지.. <정글 크루즈>만의 독특한 세계관이나 설정들을 보여주기만 했더라도 좀 더 개성 있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디즈니가 지나치게 커지고 안정화되면서 너무 쉬운 길만 찾는 듯한 느낌이 들었네요. 일정 수준 정도의 품질만 유지하면 되고, 독창적인 무언가를 바라는 건 욕심이라는 듯이요.

그렇지만 돈은 많기에, 스케일과 더불어 매력적인 배우들로 승부합니다. 에밀리 블런트는 볼 때마다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콰이어트 플레이스 2>에 이어서 올해 두 번째로 만나는 건데, 더 많은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드웨인 존슨이야 지금까지 봐왔던 그의 모습인데, 전 특유의 그 느낌 좋아하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봤어요. 연기도 좀 늘어난 거 같더라구요. 제시 플레몬스가 나름 신 스틸러였는데, 코믹 연기를 참 잘했습니다. 약간 짐 캐리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좋았어요. 디즈니답게 PC적 요소도 들어있는데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단 간접적으로 보여준 선택은 좋았습니다. 그 결정체인 릴리라는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고요. 근데 그 외는 굳이 넣었어야 하나 싶기도 했어요.

스토리도 초중반부까지는 생각보다 좋게 흘러가지만 후반부는 조금 뻔하게 마무리 짓습니다. 디즈니의 비슷비슷한 구조를 싫어하시는 분에겐 추천드리기는 좀 그렇고, 여름 단순한 블록버스터를 보고 싶은 분들에겐 극장에서의 관람을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 ^^




★★☆
:지나치게 안정화된 프랜차이즈에서 독창적인 무언가를 바라는 건 욕심이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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