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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ug 04. 2021

<센스 앤 센서빌리티>

이안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 <센스 앤 센서빌리티>입니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고, 아카데미에서도 좋은 작품을 내었는데요. 첫 작품이다 보니 오리지널 각본보단 원작 각색을 했는데,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우선 제인 오스틴의 <이성과 감성>을 각색해 영화화한 만큼 그녀의 소설에서 전반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이안 감독은 이를 아주 섬세하게 영상화해냈는데요. 소설을 그대로 보는 듯한 미학적인 영상미는 일품입니다. <어톤먼트>나 <엠마>를 보신 분들이라면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사실 제인 오스틴이 하는 이야기 자체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크게 색다른 무언가보단 그 안에 담긴 여러 이야기들에서 오는 메시지들이 중요하죠. 기본적인 사랑부터 시작해서 성장, 가족, 여성, 시대와 빈부까지 제인 오스틴이 담아냈던 굉장히 다양한 소재들을 깔끔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간단하게만 보면 사랑 이야기입니다. 서로의 짝을 찾는 과정에서 겪는 희로애락과 성장통을 고풍스럽고 우아하게 보여주는데요. 캐릭터의 대비가 참 인상 깊더군요. 엘리너는 마음을 숨기고 품격있게 행동한다면, 메리앤은 아주 적극적이고 개방적이죠. 제목인 이성과 감성을 뜻하는 두 인물들의 대비를 통해 한층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재치 있게 넘나들며 하나의 로맨스 드라마로도 훌륭하게 작용합니다. 이와 더불어 시대의 부조리함도 꼬집고 있달까요. 지금으로선 참으로 답답하게 보이는 행동들의 연속이죠. 결과적으로 영화는 이성과 감성, 현실과 환상 사이를 능숙하게 넘나들며 사랑의 성장통을 수놓는 영화입니다.

지금 보면 정말 초호화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한 배우진을 자랑합니다. 웬만한 수작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한 편은 거뜬히 찍어낼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주연 4인방이 모두 로코의 정석 <러브 액츄얼리>에 나왔다는 게 또 다른 재미네요. 케이트 윈슬렛은 참 아름답고, 휴 그랜트와 앨런 릭먼은 당연히 멋있지만, 개인적으로 엠마 톰슨의 캐릭터가 제일 인상적이었네요. 마지막에 터지는 그녀의 울음이 어찌나 안쓰러우면서도 숭고하던지. 이성으로 감추려 한없이 노력했던 그 모습이 정말 기억에 남았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비슷한 이야기와 형식을 많이 접하고 본 영화라 그런지 특별하게 다가오는 점은 없었네요. 이런 류의 로맨스 영화를 많이 만난 분이라면 무난하게 보실 거 같고, 즐기는 분이라면 재밌게 보실 거 같습니다.

첫 할리우드 진출작임에도 이렇게 준수하게 만들어내다니 놀라울 따름이네요. 지금까지 만난 작품들이 모두 수작인데,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




★★★☆
:이성과 감성, 현실과 환상 사이를 섬세하고 재치 있게 넘나들며 사랑의 성장통을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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