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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ug 08. 2021

<어웨이/Away>

이 평화로운 교감의 세계에서 장중함을 이끌어내는 황홀한 이미지와 사운드.

<어웨이>는 분명 의의를 가지는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을 감독부터 제작, 각본, 촬영, 음악, 편집, 미술까지 혼자서 도맡아 하는 작품은 흔하지 않으니까요. 그 대단한 여정을 지나온 질발로디스 감독이 마치 극 중 나오는 소년의 모습과 교차되어 보이는 건 저뿐만이 아니겠죠.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다가오는 건 분명 황홀하고 청량한 이미지와 웅장하고 몽환적인 사운드일겁니다. 1인 제작에 한계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제약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끌어올리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퀄리티 자체는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의 인디 게임 수준으로 보이긴 하지만, 분명 그 안에서 느껴지는 광활한 전율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운드도 정말 인상적인데요. 영화에는 대사가 하나도 없는데(그래서 약간 무성영화 느낌도 나던..),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사실적인 사운드와 웅장한 배경음악을 가득 채워놓았더군요. 세계관 자체는 상당히 미니멀하고,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않는데, 굉장히 장중하게 느껴지는 건 이 이미지와 사운드의 공이 굉장히 커 보였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인상적인데요. 대사도 없는 데다 추상적이고 철학적이기도 해서 지루하거나 졸릴 수 있지만 능력이 좋구나 느꼈습니다. 약간은 사후세계에서 천국으로 떠나는 여정 같기도, 혹은 신화적인 세계관에서의 성장물 같기도 한데, 어느 방향으로 보든 매력적인 건 사실이네요. 영화는 내내 어둠의 존재로부터 벗어나려 고된 여정을 떠나는 소년의 모습만을 비추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굉장히 평화로운 세계의 모습과 상호 간의 도움을 통해 성장하고 나아가는 관계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결국 영화의 세계는 교감과 믿음의 세계였네요.

다만 아쉬움도 진하게 남는 영화이긴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1인 제작이란 한계가 있다 보니까요. 분명 대단한 일이지만 아쉬움까지 커버할 수 있는 건 아니기도 하구요. 일단 대사도 없어서 지루하게 느껴지는 건 기본이고, 작화 퀄리티도 조악한 부분이 있어서 사람에 따라선 인디 게임의 스토리보드 정도로만 느끼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스토리도 상당히 단순하게 다가와 그 안의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단조로워 보이기도 하겠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배경음악이 조금 과할 때가 있어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저는 꽤나 좋게 보았지만, 만약 보실 분이 계시다면 피곤한 상태에서는 절대 보지 말라고 당부드리고 싶어요. 영화 안에서 주인공이 잠들고, 꿈꾸고, 어딘가에 빠져드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그대로 잠들어버리실 수도 있을 거 같네요. ^^;




★★★
:이 평화로운 교감의 세계에서 장중함을 이끌어내는 황홀한 이미지와 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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