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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ug 13. 2021

<색, 계/色, 戒>

세찬 소용돌이 속에서 끝내 흔들렸던 나비의 날갯짓.

이안 감독의 2007년작, <색, 계>입니다. 이 영화는 어쩔 수 없이 영화 내용 외적인 부분에서 더 관심을 받는 영화인데, 역시 그 부분으로만 화제가 되는 게 아쉬울 정도의 완성도였습니다. 오늘은 조금 짧은 리뷰입니다.

일단, <색, 계>라는 제목이 너무 최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과 작전 속에서 수많은 갈등을 겪는 왕자즈를 너무나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거든요. 어긋난 애국심 속에서 피해자였던 왕자즈가 결국 이모청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며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죠. 휘몰아치는 시대 속에서 참 아플 수밖에 없었던 사람을 너무나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약간 바람이 소용돌이치는 과정에서 끝내 흔들리고 말았던 나비의 날갯짓을 보는 거 같았달까요.

베드신으로만 주목받는 게 안타깝다 그랬는데, 어쨌든 이 영화에서 베드신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세 번의 베드신의 분위기가 어떻게 변해가는지가 꽤나 중요하게 작용하거든요. 그만큼 꼭 필요했던 장면들을 알맞게 뽑아낸 이안 감독이었고, 이외에도 감정선을 다루는 방식이 아주 탁월했네요.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일종의 긴장감을 부여한 연출도 아주 좋았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첩보물로 봐도 훌륭했네요. 이안 감독의 영화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재밌게 본 거 같아요.

이 영화를 말하는데 탕웨이와 양조위라는 두 배우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둘의 눈빛만으로도 영화가 완성되는 느낌이었는데요. 둘의 연기와 미모는 말할 것도 없고, 저는 특히 반지를 보는 장면과 엔딩이 아주 기억에 남네요. 도망치라는 그 대사와 침대를 바라보는 그 눈빛은 참 아련하고 마음을 울립니다.

이안 감독님은 못하는 게 뭘까 싶네요. 웬만한 장르들을 훌륭하게 다루니, 정말 진정한 올라운더 감독이라고 해도 될 거 같아요. 이 영화도 정말 좋았는데, 수위는 분명 주의하셔야 할 거 같아요..^^;;




★★★★
:세찬 소용돌이 속에서 끝내 흔들렸던 나비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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