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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ug 24. 2021

<피터와 드래곤/Pete's Dragon>

착하고 순수한 동화를 감싸는 자연의 녹색 풍광.

데이빗 로워리의 2016년작, <피터와 드래곤>입니다. <고스트 스토리>가 호평받아 궁금했는데, 이번 <그린 나이트>가 너무나 좋아서 도장깨기 하게 되었네요. 

영화는 보다시피 디즈니 실사 영화 시리즈입니다. 디즈니 실사 영화도 작품 성격에 따라 나뉘는데, <알라딘>이나 <크루엘라>같이 신선한 재해석을 곁들인 작품이 있다면, <피터와 드래곤>은 그 정반대의 작품입니다. 정말 순수한, 아이들을 위한 동화적인 이야기예요. 사실 처음부터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작품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말이 딱히 없습니다. 착하고, 선하고, 순수합니다. 이걸 좀 더 비판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너무 뻔하고 지루하며, 심지어는 재미가 없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아동용 영화라는 틀 안에서 본다면 꽤나 좋은 영화였어요. 언제나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하는데, 다루고 있는 주제 자체가 좋거든요. 자연과 우정을 엮어서 보여주고 있고, 성숙한 이별까지 다가갑니다. 요즘이야 워낙 이별을 많이 다루고 있는 디즈니지만 저 때만 해도 뭐, 신선했죠.

개인적으로 녹색의 풍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색감이나 그래픽은 디즈니스러웠는데, 그래도 데이빗 로워리의 색감이 살아난 거 같았어요. <그린 나이트>에서도 보여주었던 그 초록색 산림을 담아내는 촬영이 참 광활하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고 좋았네요. 안 그래도 자연 보호라는 메시지도 내비치고 있는데, 아름답게 자연을 담아내는 선택은 좋았던 거 같아요. 드래곤 엘리엇의 비주얼은 약간.. 용과 개가 합쳐진 거 같았는데,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네요. 원작과는 훨씬 발전된 그래픽이니 그 부분에서 위안을 삼아야겠습니다.

인물 설정과 관계는 꽤나 단조롭습니다.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캐릭터도 있고, 딱히 악역이라고 할 사람도 없었어요. 메인 빌런 위치였던 개빈은 웃기기만 하고, 어설프게 변하는 느낌이었네요. 로버트 레드포드가 맡은 미챔이란 캐릭터도 애매했구요. 배우들의 매력만 남았습니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배우인데, 여기서도 좋게 나오고요. <워 위드 그랜파>에 나온 옥스 페글리도 나름 인상적이었고, <반지의 제왕> 에오메르였던 칼 어번도 좋았습니다. 악역에는 잘 안 어울리는 거 같지만.. 뭐 로버트 레드포드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될 대배우죠.

감독 개인보다는 기업, 그것도 디즈니라는 세계 정상급 기업의 힘이 더 강할 수밖에 없구나 싶었던 작품입니다. 특유의 색깔이 묻혔네요. 이번에 로워리 감독이 <피터팬 & 웬디>도 맡던데 여기선 자기 색깔이 잘 드러났으면 좋겠군요.




★★☆
:착하고 순수한 동화를 감싸는 자연의 녹색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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