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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Sep 06. 2021

<코다/CODA>

끝내 마음을 열고 서로를 들으며 하나 된 이들의 찬란한 비상.

지난 2015년 개봉한 <미라클 벨리에>는 프랑스 독립 영화임에도 꽤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꿈과 가족과 노래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죠. <코다>는 그런 <미라클 벨리에>의 리메이크였는데요. 무난하긴 했지만 좋게 봤던지라 궁금했습니다.

일단 리메이크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제가 보았을 땐, 딱 전작 정도의 감동을 유지한 리메이크라고 생각했습니다. 충분히 잘했다는 거죠. 아무래도 미국에서 리메이크하면 스케일이 좀 더 커질 수밖에 없는데(실제로 가족이 어업을 하고 루비는 버클리 음대 오디션을 보는 것으로 설정이 바뀌면서 좀 더 커진 느낌이죠), 크기가 커졌음에도 전작의 그 소소한 감동과 가족애를 아주 잘 녹여냈다고 생각이 듭니다. 내용 자체는 제가 기억하기로 꽤나 비슷한 수준이었던 거 같아요. 앞서 언급했듯이 몇몇 설정들이 바뀐 것을 빼고는 중심 사건이나 갈등, 그리고 큰 유머들이 동일하게 자리 잡고 있었던 거 같네요.

그럼에도 전작에서 보였던 딸과 가족의 성장을 온전히 담아내지는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전작에서도 갈등은 충분했지만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조금 뜬금없었는데 <코다>에서도 그러하더군요.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조금 급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마음을 열고 서로를 들으면서 성장한 이들의 모습을 후반의 강렬함으로 쏘아붙이며 보여주는 감동은 막을 방법이 없더군요. 이미 원작을 보아서 예상할 수 있던 지점임에도 눈물이 찔금 맺히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연출은 꽤나 공을 들인 것 같았어요. 물론 뮤지컬 영화 수준의 화려함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 해낸 거 같더군요. 일단 기본적으로 노래가 좋고, 에밀리아 존스의 노래 실력도 훌륭하니, 전율이 돋았습니다. 원작 클라이맥스에서 부른 '비상(Je Vole)'를 어떤 노래로 대체할까 궁금했는데, 'Both sides Now'도 충분히 좋았던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배우들의 매력이나 연기는 <코다>가 한 수 위였던 거 같습니다. 에밀리아 존스는 물론이고, 실제로 청각장애인인 마리 매트린도 아주 좋은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에밀리아 존스는 꽤나 매력적이고 이쁘게 나와서 좋았네요. 베르나드로 빌라로브스 역의 유제니오 데베즈가 정말 유쾌하게 나와서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다만 캐릭터 활용은 애매하게 다가오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마일스는 잘 활용하지 못한 거 같더군요. 오빠 레오도 그렇구요. 그래도 가족 간의 끈끈함은 잘 살려낸 거 같았습니다.

좋았습니다. 감동도 있었고요. 정말 매력 있는 영화인데, 크게 인기가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네요. ㅠㅠ




★★★☆
:끝내 마음을 열고 서로를 들으며 하나 된 이들의 찬란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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