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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Oct 28. 2021

<고장난 론/Ron's Gone Wrong>

여러모로 조용하고 험난하게 개봉한 영화입니다. 이젠 디즈니 산하가 되어버린 20세기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고장난 론>입니다. 저는 이게 개봉할지도, 이렇게 빨리 개봉할지도 몰랐어요.

근데 영화는 참.. 뭐랄까요. 애매합니다.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애들용 애니메이션입니다. 문제는 제가 이걸 애들용으로만 보지 못하겠어요. 얄팍한 부분이 너무나 눈에 띕니다. 우선 영화가 균형감각을 잊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최근 소니 애니메이션같이 특유의 화끈한 매력을 따라가려고 했던 건지, 유행하는 밈이나 플랫폼 등을 집어넣으려고 했습니다. 뭐 여기까지는 오케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잘 나갈 거 같을 때마다 순수함을 강조하는 애들용 애니메이션처럼 행동하니 그 괴리감이 엄청납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걸 담으려고 한 것 같았어요. 단순히 우정뿐 아니라 이런저런 사회비판도 넣으려고 하다 보니 굉장히 난잡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우정론이 너무 얄팍합니다. 약간 보여주기식으로 '이런 느낌만 내자'하고 대충 메시지만 던져놓은 느낌이랄까요. 너무 낡아서, 그 어떤 따뜻함이나 감동이 다가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인물 활용이 너무 안일합니다. 등장인물 전부 너무 열받거든요? 바니도, 가족들도, 친구들도, 회사 직원들도.. 근데 마지막에는 다 같이 '와하하'하는 게 뭐랄까.. 그렇더라고요. 얼마 전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은 부족하고 나사 빠진 인물들이 나오지만 이들이 함께 화합하고 교감하는 과정이 잘 드러났지만, <고장난 론>은 인물들의 관계를 잘 다루지 못한 거 같았어요.

귀여운 매력도 있고, 아동 교육용 애니메이션으로는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대중적인 매력을 주거나 성인도 만족스럽게 보기엔 힘들 거 같네요. 개봉 일자나 마케팅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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