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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Nov 11. 2021

<패싱/Passing>

배우로 유명한 레베카 홀의 감독 데뷔작, <패싱>입니다. 올해 초부터 나름 기대를 걸어왔던 영화였습니다. 이런저런 호평이나 상을 받기도 했고 말이죠. 

우선 감독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보았을 때, 굉장히 깔끔하고 깊게 연출해냈다는 점은 훌륭합니다. 영화는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상황에서, 흑인이지만 백인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그 흑과 백의 경계에 선 이들의 감정을 면밀하게 담아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 점에 긴장감도 나름 형성되는 편이고요. 

약간 고전 영화 같은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인물이나 공간을 담아내는 카메라 구도도 그렇고, 4:3의 화면비도 그렇고,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주변 작은 사건들도 그렇고, 약간 히치콕의 느낌도 난달까요. 영화는 무엇보다 인물의 심리를 묘사하고 구축하는 것에 신경을 쓴 심리극의 형식입니다. 어떠한 커다랗고 흥미진진한 사건보다는 인물의 심리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연출하고 있습니다.

다만 약간 재미 면에서는 떨어지기도 하는데, 심리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긴장감이 약간 부족하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터뜨리는 사건도 약하게 느껴지고, 인물의 심리 변화도 약간 애매하게 다가올 때가 있기도 합니다. 이걸 조금 더 살려줬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네요.

테사 톰슨과 루스 네가의 절제된 연기력은 인상적입니다. 거의 2인 극, 더 한정적으로 보면 테사 톰슨의 1인 극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탁월합니다. 올해도 아카데미가 정말 치열해서 노미네이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긴 하네요.

데뷔작으로는 무난하게 잘 나왔다고 생각이 듭니다. 인물의 심리를 묘사하는 방법은 여러모로 좋았네요. 고전 영화의 느낌이 나는 점도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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