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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ug 06. 2020

<올드 가드/The Old Guard>

남는 건 샤를리즈 테론 뿐.

넷플릭스가 <6 언더그라운드>, <익스트랙션>의 뒤를 잇는 청불 액션 영화를 또 하나 만들었다. 바로 <올드 가드>다. 앞서 언급한 두 영화들이 그저 화끈한 액션만 보여줬다면, <올드 가드>는 불멸의 존재들이라는 나름 판타지가 가미된 작품인데, 그래서 조금 더 흥미로운 설정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공개되고 나서 꽤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었던 터라,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평균 정도는 할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예상이었다.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영화, <올드 가드>다.




영화는 수천 년, 수만 년이 지나도 죽지 않는 불멸자들이 자신들을 이용해 불멸의 약을 제작하려는 제약회사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실 스토리만 보면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불멸자란 소재, 그리고 그들과 대립하는 조직과의 갈등은 이미 많이 봐왔다. 그래도 여러 가지를 늘여놓기보단 하나의 스토리를 우직하고 뚜렷하게 밀고 나가는 편이며, 설정 자체도 나름 흥미롭다. 다만 전개 자체는 사실 뻔하고 진부한데다 다소 어색하거나 설득력이 부족한 장면들이 상당수 나온다. 영화 특성상 플래시백 장면의 등장이 필연적이긴 하나, 너무 뜬금없이 등장시키는 경향이 있어 초중반 부의 몰입을 방해한다.


<6 언더그라운드>나, <익스트랙션> 같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단연 '액션'이다. 액션신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며, 영화 초반부에 벌어지는 액션 시퀀스는 시작부터 관객들을 압도한다. 청불 등급이기 덕분에, 수위도 상당히 높아 화끈한 액션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상하게 초반부에 보여주었던 포스와는 다르게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느낌인데, 주인공 앤디의 부상과 더불어 이들이 현재 겪는 사건이나, 메인 빌런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 그 원인인 듯하다. 샤를리즈 테론은 액션을 물론,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고난과 강인함을 가지고 있는 앤디를 아주 잘 표현해낸다.


하지만 액션을 즐기기 이전에, 발암인 캐릭터성에 먼저 지쳐버린다. 특히 새로운 멤버 '나일'의 캐릭터는 정말 최악이라고 봐도 될 정도인데, '나일'이 겪는 감정의 변화와, 또 각성의 계기가 너무나도 설득력이 부족한 탓에, 이도 저도 아닌 캐릭터로 남아버렸다. 또한 캐릭터들의 구조와 그들을 이용하는 방식이 너무 같은 형식이라서 쉽게 질려버린다. 앤디의 원 맨 쇼가 아니라 다양한 이들의 서사를 풀어내고 싶었던 것 같은데 결국 남는 것은 앤디뿐이며, 새 멤버의 합류가 플러스가 요인이 아닌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해버린 듯하다.


결말은 생각보다 맘에 들지는 않는다. 뻔하기보단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그 속에서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한 캐릭터성과 인물관계가 결말의 통쾌함을 반감시키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앞으로 벌어질 올드 가드의 활약과 함께 풀리지 않은 궁금증의 해결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결말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화끈한 액션에 나름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했지만, 그렇게 매력적인 작품이 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샤를리즈 테론의 분투와, 2편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조성했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후속작은 조금 더 참신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빌런들을 추가해서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총점 - 7
샤를리즈 테론의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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