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팬서 Jul 24. 2020

<스페이스 포스/Space Force>

우주는 거들 뿐.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의 영향이든 아니든, 꾸준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어오던 넷플릭스에서 눈에 띄지 않는 장르를 하나 꼽자면 바로 코미디 시트콤이다. 그나마 인기작 <굿 플레이스>를 제외하면 비슷한 느낌의 작품은 없는데, 이에 <오피스>로 유명한 스티븐 카렐과 그 제작진이 SF 코미디 시트콤을 제작했다. 코믹하며 재밌지만 상당히 골 때리는 풍자 시트콤, <스페이스 포스>다.




영화는 이제 막 4성 장군이 된 네어드 장군이 신설된 스페이스 포스, 즉 우주 군을 맡으며 달에 정착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우여곡절의 일들을 그린다. 드라마는 큰 이야기 흐름 속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시트콤 형식의 전개로 이루어진다. 인기 미드 <오피스>의 제작진들이 뭉친 덕분에 코미디는 놓치지 않은, 상당히 재밌는 시트콤 느낌의 드라마가 탄생했다. 또 <오피스>의 간판스타가 된 스티브 카렐과 <프렌즈>의 리사 쿠드로 등 여러 유명한 코미디 배우들을 보는 맛도 있어 보는 내내 즐겁다.

얼핏 보면 SF 장르일 것 같지만 사실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드라마다. SF에 집중하기보다는 정치 풍자 시트콤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풍자 개그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다만 많은 수의 블랙코미디 개그가 있음에도 특정한 부분만 건드리지 않고 상당히 골고루 풍자하는 편이라 불편하거나 거부감이 들지 않게 연출했다는 점은 아주 좋다. 상상 이상으로 많은 부분을 까는(?) 편인데, 그중 가장 비중이 많은 것은 단연 미국과 중국이다. 현재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미중대립의 국제 정세, 또는 현 미국 사회 현실을 잘 보여주는 훌륭한 블랙코미디 시트콤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미국 사회나 혹은 국제 정세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이 많아서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있어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극 중 인종차별적 대사나 발언이 등장하기는 하는데, 불쾌하게 느끼기보다는 작품 자체가 블랙코미디다 보니 현 미국 사회를 풍자한 것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아무래도 코미디 장르이다 보니 스토리보다는 캐릭터 구축에 조금 더 힘을 쓰는 편이다. 여러 에피소드들을 거치며 각 캐릭터에 대해 잘 알아가게 하며, 덕분에 풍자와 코미디를 더욱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고, 캐릭터 간의 의외의 케미도 느낄 수 있다. 스페이스 포스 부대원들의 팀플레이도 빛난다. 정말 부대 내/외부에서 벌어지는 우여곡절의 일을 겪고, 또 해결하면서 나타나는 부대원들 간의 끈끈함은 관객들로부터 기분 좋게 한다. 특히 네어드 장군과 맬러리 박사의 정말 알 수 없는 케미는 너무 좋다. 항상 티격태격하는 사이이지만 누구보다 의지하고 친한 두 사람의 브로맨스를 아주 잘 보여준다. 또 알리 대위와 첸 박사의 예상치 못한 콤비도 좋은 편. 게다가 네어드 장군과 딸 에런, 그리고 부인 메기의 관계도 그리면서 가족적인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한다.

포스터만 보면 SF의 느낌이 진하게 풍기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병맛 풍자 시트콤이다. 따라서 과학적인 내용이 많지 않고 고증이 맞지 않는 부분도 보인다. 다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단지 SF를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보기 전 어느 부분에 기대를 하고 보느냐에 따라 평이 완전히 갈릴 듯하다. 하나 가이드를 주자면 SF 장르에 대한 기대를 많이 빼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정말 완벽한 시트콤이라고 하기는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코미디 드라마다. 그리고 시즌 2에 대한 기대감도 충분히 높여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고 본다. 상당한 블랙코미디 드라마지만 불편하지 않고 재밌는 정치 풍자 시트콤, <스페이스 포스>다.




총점 - 8
SF는 거들 뿐인 블랙코미디 시트콤.
매거진의 이전글 <설국열차/Snowpierce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