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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ug 18. 2020

<프로젝트 파워/Project Power>

넷플릭스가 갈림길 위에 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색깔이 점점 확고해지고 있다. 어쩌면 좋은 부분일 수도 있지만, 다른 말로 보면 장점이나 단점이 거의 다 비슷하고, 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반기는 관객들도 분명 있겠지만, 넷플릭스 영화의 작품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원하는 관객들도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넷플릭스 영화가 <익스트랙션>까지는 괜찮았지만 이 이후 나오는 영화마다 완성도에 있어서 무언가 부족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을 확고히 해준 영화가 있다. 바로 <프로젝트 파워>다.




영화는 먹으면 5분간 특수 능력이 생기는 신종 마약 '파워'가 널리 퍼진 뉴올리언스에서, 마약 제조자들에게 딸이 납치당한 아트가 경찰 프랭크, 마약업자 로빈과 함께 자신의 딸을 구하러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보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그렇듯이 <프로젝트 파워> 역시 넷플릭스가 잘하는 것을 내세운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고질적인 문제점도 함께 안고 오는 영화다. 5분간만 슈퍼파워가 생기는 마약이라는 충분히 참신한 설정에, 넷플릭스에서 핫한 액션을 내세운 작품이지만,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에 빈약한 캐릭터가 문제다. 또 영화 설정에 대한 설명도 불친절해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사실 설정 자체는 참신하고, 긴장감도 잘 유발할 수 있는 소재다. 다만 <프로젝트 파워>는 5분 동안만 지속되는 초능력이라는 한정된 시간의 소재를 사용해 이렇다 할 긴장감을 뽑아내지는 못하는 편이다. 말만 들으면 굉장히 독특한 설정이지만, 이를 십분 활용하지 못한다. 사실 긴장감을 유발하는 방법도 상당히 뻔할 테지만 이조차 활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의문점이 생기기도 했다. 또한 독특한 설정 하나만 툭 던져두고 '도대체 왜?'라는 계속적인 질문은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세한 설명이 생략되었다기보단 너무 급하게 전개하는 바람에 관객이 납득할만한 시간을 주지 못한다. 

이 영화의 인물 관계는 너무 급한 전개처럼 빠르고 설명 없이 변화한다. 서로 팀이 되는 과정을 관객에게 설득하기 실패하면서 관객들은 인물들의 공조와 팀워크에 납득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각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너무 가볍게 만드는 사태를 만들기까지 한다. 제이미 폭스와 조셉 고든 레빗의 연기가 무색할 정도. 또한 각 캐릭터의 사연이 너무 일차원적이어서 캐릭터의 감정에 공감하기 힘들어지며, 메인 빌런이라는 인물은 너무 임팩트가 없어 존재의 여부가 확실치 않기도 하다. 한마디로 존재감 제로.

그래도 넷플릭스의 강점인 화려한 액션이 있지 않느냐하고 반문한다면 그것에도 시원한 답을 주지는 못하겠다. 어쩌면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마지막 남은 장점일지도 모르는 액션은 그렇게 비중 있게 다뤄지지는 않는다. 파워를 사용하는 장면도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고, 임팩트가 있지도 않은 편. <6 언더그라운드>로 시작해서 <익스트랙션>에서 정점을 찍었던 액션은 <올드 가드>에서 조금 시들하더니, <프로젝트 파워>에서는 많이 약해졌다. 화끈한 청불 액션이 이렇게 갈수록 약해지는 건 넷플릭스의 장점이 점점 사그라든다는 것과 똑같은 말이다. 스토리가 빈약해도 계속해서 시청했던 이유가 이런 화끈한 액션을 보기 위해서인데, 최근 행보가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아쉬운 편이지만, 넷플릭스 영화의 주목적인 킬링타임용의 영화로는 충분한 편이다. 러닝타임이 2시간이 채 되지 않아 부담스럽지도 않으며, 흥미로운 소재를 좋아한다면 시간 날 때 보거나 틈틈이 시간을 쪼개 보기 좋은 정도. 그래도 앞으로의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변화를 꿰어야 할 것이다.




총점 - 5.5
넷플릭스라는 양날의 검이 확고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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