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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ug 14. 2020

<주디/Judy>

이제는 무지개 너머에서.

고전 명작 뮤지컬 영화 하나를 꼽자면 상당수가 <오즈의 마법사>를 선택할 것이다. 그 영화서 도로시 역을 맡아, 세기의 히트곡 'Over the Rainbow'를 탄생시킨 주역 주디 갈란드는 상당히 비극적인 생애를 살았던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스타덤에 오를 수 있었던 그녀를 혹사시킨 영화 관계자들과 그녀의 어머니(라고 부르기에도 아까운) 에겐 분노가 차오를 뿐이다. 너무나 안타까운 생애였지만 희대의 명곡을 탄생시켜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었던 주디 갈란드의 말년을 그린 영화, <주디> 리뷰다.



영화는 <오즈의 마법사>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어렸을 적 영화 관계자들에게 혹사당해 힘들어하던 주디 갈란드의 말년, 그녀의 마지막 공연인 런던 공연을 하는 과정을 그린다. 유명 인사의 전기 영화는 대부분 성공하는 과정을 그리거나, 혹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디>는 주디 갈란드의 말년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조금 특별하긴 하다. 우리가 자주 접했던 유명하고 화려한 스타 뒤에는 약물 중독에 술과 담배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힘들어하는 하나의 개인과, 자식들을 사랑하는 어머니가 있다는 것을 주디 갈란드를 통해 잘 보여주는 편이다. 또한 현재진행형인 추악하고 더러운 영화계, 연예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던지는 영화다.

르네 젤위거의 연기력은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수상 자격을 확실하게 증명한다. 말년에 위태롭지만, 자식들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의 주디 갈란드를 르네 젤위거가 완벽하게 재연해냈다. 그녀의 연기에서 주디 갈란드가 겹쳐 보이며, 내내 안타까운 감정을 들게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이 나올 정도의 연기력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다.

의외로 잔잔히 흘러가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을 줄 알았는데, 뮤지컬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퍼포먼스적인 장면이 꽤나 들어가 있는 편이다. 주디 갈란드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여럿 들을 수 있으며, 이 장면들에서 오는 만족감은 상당하다. 영화 막바지 등장한 클라이맥스인 'Over the Rainbow'신은 어찌 보면 뻔한 등장이지만, 감동의 카타르시스를 충분히 느끼게 한다. 황홀한 가사와 아름다운 노래에서 전해지는 안타까움은 울컥하게 만든다.

다만 연출적인 부분에서 크게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쉽긴 하다. 또한 화면 전환과 전개도 매끄럽지 못하다. 영화 특성상 주디 갈란드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장면이 필수적이었겠지만, 위치 선정이 뛰어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영화 전체적으로만 보면 그리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이 모든 단점들을 르네 젤위거의 연기만으로, 그리고 주디 갈란드에게 보내는 헌사만으로 덮어버린다. 

몇 가지 부분에서 단점들이 보이긴 하지만 누구보다 화려했으나, 누구보다 비참했던 주디 갈란드에게 헌사하는 영화로는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그녀에게는 너무 가혹하고 잔혹했던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르네 젤위거의 연기력으로 주디 갈란드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는 영화, <주디>다.




평점 - 8
이제는 무지개 너머에서 평안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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