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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ug 17. 2020

<강철비 2: 정상회담>

전작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사실 <강철비 2: 정상회담>을 극장에서 볼 계획은 없었다. 그러다 6천 원 할인권이 나오기도 했고, 친구들과 볼만한 영화를 고민하던 중, <오케이 마담>보단 이 영화가 괜찮다고 판단하고 관람하러 갔다. 개봉 이후 평들이 말이 아니지만, 사실 전작 <강철비>를 꽤나 재밌게 봤기도 했고, 나름의 독특한 시도도 하는 것 같아서 내심 기대를 했다. 이러 저런 악평들을 듣고 갔더니 기대감이 사그라들어서인가, 그렇게 망작까지는 아니었던 영화, <강철비 2: 정상회담>리뷰다.




영화는 한북미 각국의 정상이 모여 정상회담이 진행되던 중,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잠수함 속에 정상들이 갇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국제 정세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작 <강철비>와 마찬가지로, 눈치 보지 않고 직설적인 화법이 이 시리즈의 장점이다. <강철비 2: 정상회담>에서는 전작보다 더욱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정치 스릴러로서도 나름 괜찮게 작용하는 편이다. 너무 스토리가 복잡하다는 평이 있어 걱정하고 갔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개인적인 이해도와 별개로, 스토리가 일정하게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다. 각각의 스토리를 너무 많이 풀어놓아 2시간 11분이 지나고 수습하지 못하는 스토리가 꽤나 있는 편이며, 너무 갑자기 무마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개연성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말하고자 하는 바가 꽤나 많은 편이며, 풀어놓은 설정도 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스토리를 잇는 과정에서 너무 허술한 면이 잘 보이며, 때문에 억지스러운 개연성이 많이 보인다. 대통령들이 납치되는 과정이나, 백악관의 허술함, 또 쿠데타의 원인 등은 관객이 납득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전작보다 정치적 색깔이 너무 뻔하게 보이지 않았나 싶다. 너무 노골적인 친북반미의 성격을 띠고 있어 사실 조금 보면서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다. 딱 전작만큼의 중립성을 띠었으면 관객들의 평이 더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캐릭터다. 전작 <강철비>가 호평을 받았던 이유는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 때문인데, <강철비 2: 정상회담>은 전혀 그런 캐릭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 영화는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줄곧 진지한 분위기를 풍기는 편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세 정상들이 영화의 진지한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가볍고 평면적인 캐릭터로 전락해버리면서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을 받게 한다. 또 정상들이 유머 소재로 쓰이면서 유머도 효과적으로 다가오지 못한다(유머가 수준 이하인 것도 한몫한다). 차라리 완전히 진지하고 다크한 정치 스릴러로 제작하던지, 아니면 아예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유머를 채우든지 했어야 했는데,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버린 셈이다. 게다가 메인 빌런 격인 호위총국장도 그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안 그래도 부족한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또한 쓸모없는 캐릭터들이 상당수 등장하면서, 영화를 시원하게 마무리하지 못하는 편이다.

이 영화의 자랑거리인 잠수함 액션은 타 할리우드 영화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꽤나 괜찮은 편이다. 후반 30분 동안 이어지는 어뢰로 쫓고 쫓기는 잠수함 추격전은 상당한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하며, 무언가 부족했던 액션에 대한 만족감도 충족시키는 편이다. 다만 이 잠수함 액션을 제외하면 볼거리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전작 <강철비>의 액션은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나름의 볼거리가 되었으며, 영화의 전반적인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내내 그렇다 할 액션 장면은 등장하지 않고, 마지막 30분에만 집중한 듯한 모습을 보여 개인적인 만족감을 충족시키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싶었다.

직설적이고 화끈하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은 이 영화, 그리고 <강철비> 시리즈의 확실한 장점이다. 다만 어딘가 부족한 액션과, 평면적이고 너무 가벼워 매력적이지 못한 캐릭터는 전작의 명성에 따라가지 못한다. <강철비>와는 결이 다르지만, 확실히 전작보다는 한 단계 아래인 영화, <강철비 2: 정상회담>이다.




총점 - 6.5
평면적인 캐릭터가 비수를 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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