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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Aug 26. 2020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히스 레저에게 경의를 표하며.

여러분들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빌런을 뽑으라면 누굴 선택할 것인가? 마블의 타노스?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 베이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볼드모트? 많은 사람들이 여러 빌런의 이름을 말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다크 나이트>의 조커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조커라는 희대의 빌런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역사의 길이 남을 작품을 만들었다.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두 번째 작품이자, 놀란의 최고작을 넘어 최고의 영화로도 꼽히는 작품, <다크 나이트> 리뷰다.




영화는 이름도 신분도 모르는 조커가 등장하자 고담 시는 혼란에 빠지고, 그가 고담 시를 위해 애쓰는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고담의 시민들을 위협하자, 배트맨이 이에 맞서 그를 저지하려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다크 나이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작품 중에서도 정말 미친 영화다. 히어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세기의 명작을 제조한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의 장기인 탄탄한 플롯에 철학적인 메시지를 더하니 대중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은 진정한 걸작이 탄생했다. <다크 나이트>는 선악에 대한 딜레마를 던지며 그 경계를 넘나들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선과 악의 정면 대결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단순하지 않고 여운이 길게 남는 대결의 끝은 영화를 걸작으로 이끌었다. 또한 크리스토퍼 놀란은 당신은 선인가 악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캐릭터 중 역대급으로 꼽히는 조커의 임팩트는 대단하다. 정말 미친 캐릭터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듯한 조커는 계획조차 세우지 않는 사이코지만 명석해 배트맨과 벌이는 치열한 두뇌싸움을 보는 맛도 있다. 속고 속이며 예상 밖의 행동을 하는 조커의 매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이외에도 하비 덴트/투페이스도 충분히 좋은 캐릭터다. 고담을 위한 백기사였지만 조커에게 무너지며 타락해버리는 희생양을 잘 표현한 듯하다. 동전 던지기라는 특유의 행동도 매력적이다. 배트맨은 고담시의 영웅에서 진정으로 고담시를 위해 어둠의 기사, 다크 나이트로 변신하는 등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애쓴다.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가 이렇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히스 레저의 광기 어린 연기력도 있지만 미친듯한 윤리적/철학적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과연 누가 선이고 악이며, 과연 누가 정의인가. 배트맨은 정의의 상징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그의 존재 이유가 바로 배트맨이라는 메시지로 배트맨을 옳아메는 조커의 방식이 그를 최고의 빌런으로 만든다. 그가 극 중 내내 이야기하고 다니며 던지는 딜레마는 후반부에서 절정에 달한다. 그렇지만 그는 결국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 <다크 나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배트맨 때문이 아니라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수많은 고담의 시민들 때문에. 그가 줄곧 믿었던 인간의 악한 본성이 드러나지 않아 결국 그는 승리를 맛보지 못한다. 다만 그는 지지도 않았다. 하비 덴트를 포함한 여러 백기사들의 목숨을 앗아갔기 때문에, 지지도 이기지도 않은 그는 사람들에게 희대의 캐릭터 '조커'로 남았다.

놀란의 작품들 중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장면이 가장 많지 않나 싶다. 보통 놀란은 점점 기를 모았다가 후반부에 터뜨리는 느낌이 강했다면, <다크 나이트>는 명장면들이 너무나 많다. 전설이 된 조커의 명장면들이나, 후반부 조커가 벌이는 사회적 실험(그의 명칭에 따르면), 그리고 영화 마지막 고든이 배트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내뱉는 대사는 전율을 일으킨다. 이것이 <다크 나이트>가 대중적이기도 한 이유다.

물론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놀란의 약점 중 하나인 액션은 너무 아쉽다. 배트맨이 너무 멋있지 않은 느낌. 특히 개랑 싸울 때는.. 지못미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커 때문에 배트맨의 존재감이 부족했다는 점도 아쉬운 점 중 하나다.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도 다크나이트로 변신하는 등의 충분히 좋은 캐릭터이지만, 주인공이 배트맨 같지가 않은 느낌이 강하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 영화에 만점을 주고자 한다. 히어로 장르를 뛰어넘어 철학적인 메시지를 던진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지만, 이것이 필자가 고인이 된 히스 레저에게 경의를 표하는 최선의 방식일 듯하면서도, 누군가 말하는 21세기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는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놀란과 히스 레저가 탄생시킨 걸작, <다크 나이트>다.




총점 - 10
오래 살아 스스로 악당이 되기로 결심한, 다크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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