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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Sep 01. 2020

<컨택트/Arrival>

가장 신선한 SF 영화.

스탠리 큐브릭의 전설적인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후 SF는 우리에게 정말 친숙한 장르가 되었다. 상당히 많이 접할 수 있으며, 그 소재도 매우 다양해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다만 아무래도 작품의 수가 많아지다 보니, 장르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히 강해질 수밖에 없고, 무언가 신선하고 새로운 SF를 많이 찾고, 또 추구하는 추세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지금껏 본 적 없는 SF 영화 하나가 필자를 매료시켰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컨택트>다.




영화는 세계 각 12곳에 미확인 비행물체, UFO가 떨어지자, 언어학자 루이스 박사와 이안 박사가 이들과 대화하기 위해 그들의 언어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이 영화가 타 SF 영화와 비교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바로 정말 전례 없이 새롭고 색다른 SF 영화라는 점에서다. 처음 접하는 유형의 영화라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와 <블레이드 러너 2049> 등의 숱한 인기작을 만들어낸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역작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정말로 있을법한, 현실적이었던 외계인과의 첫 접촉을 그린 점이다. 지금까지 외계인과의 접촉은 숱하게 다뤄져왔지만, 이토록 현실적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여러 면에서 새롭다.

외계인과의 싸움이 아니라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스토리 자체가 너무 참신해 반은 먹고 들어가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분위기와 연출이 맘에 들었다. 리뷰에 다른 사람의 평을 인용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동진 평론가의 '지적인 긴장감으로 내내 팽팽하다'라는 감명 깊었던 평이 하나 있어 가져와봤다. 지적 긴장감. 어쩌면 이 영화를 가장 잘 표현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머리를 맞대고 또 다른 지적 생명체와 소통을 하기 위해 '단어'와 '대화'라는 원초적인 것에 대해 다시 파고드는, 정말이지 지적인 긴장감으로 팽팽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후반부 몇몇 장면에서 긴장감이 조금 덜하다는 점이다. 후반부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많아지면서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이 후반부에서 전해주는 메시지는 꽤나 생각해볼 법 하다. 외계인과의 첫 접촉과 대화를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한 색다른 메시지를 던진다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당신은 미래의 결과를 안다면 현재에 그 행동을 시도할 것인가? 이제 시시하다며, 혹은 바꾸고 싶다며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그 순간을 오롯이 즐길 것인가. 영화는 시작과 끝, 그 사이에 우리의 현재가 있다는 메시지를 확고하게 전달한다. 또한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외계인과 언어라는 소재로 접근했다는 점도 매우 독특하고 좋았다.

주연을 맡은 에이미 아담스와 제레미 레너의 연기력도 한몫했다. 특히 에이미 아담스의 연기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인데, 대사가 별로 없어, 표정만으로 그 감정을 전달하는데 그 부분에서 아주 탁월한 능력을 가진 배우처럼 보였다. 그녀가 혼자 극을 이끌어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컨택트>의 또 다른 별미는 바로 OST다. 요한 요한슨의 압도적인 OST는 앞서 말한 긴장감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하게 해낸다.

사실 보기 전 꽤나 어렵다고 해서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봤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이미 시간을 활용하는 영화 중 가장 난해한 <테넷>을 경험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어렵고 난해하기보다는 너무 재밌고 몰입도가 높아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한 작품이다. 드니 빌뇌브에게 빠진 작품. 그의 다른 작품들도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 영화, <컨택트>다.




총점 - 9
드니 빌뇌브, 외계와의 소통으로 현재를 정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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