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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Sep 14. 2020

<살인의 추억/Memories of Murder>

봉준호의 마스터피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칭송받고 있는 감독을 고르자면 단연 봉준호 감독이다. 이전부터 수많은 걸작들을 낳았던 봉준호는 2019년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 수상을 시작으로 아카데미까지 휩쓸어버리며 이제는 세계적인 거장으로 거듭났다. <기생충> 이전 봉준호의 대표작을 꼽자면 <괴물>이나 <마더>, 혹은 <설국열차> 등 다양한 영화들을 말하겠지만, 그중 최고작을 꼽자면 무조건 이 영화가 나올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2003년 작품, <살인의 추억> 리뷰다.




영화는 1986년, 한 경기도에서 연쇄 강간/살인사건이 발생하자, 박두만 형사와 조용구 형사, 그리고 서울에서 올라온 서태윤 형사가 힘을 합쳐 범인을 잡아내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봉준호의 또 다른 걸작이다. 정말 봉준호는 천재가 아닌가 싶다. 그가 화성연쇄살인 사건 범인을 비롯한 극악무도한 범죄자들과 무능한 사회에 대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확실하다. 이 메시지에 봉준호의 탁월한 연출과 꼼꼼한 디테일,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 곁들여져 명작이 만들어졌다. 해외 스릴러에 절대로 꿇리지 않는 자랑스러운 국산 명품 스릴러.

지금은 잡혔지만, 한동안 희대의 미제 연쇄살인 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을 꽤나 사실적으로 묘사해서 그들을 향한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는 편이다. 지금은 이춘재라는 확실한 범인이 잡힌 상태여서 그나마 덜하지만, 이 사건이 미제였을 때 관람했으면 정말 속이 끓는듯한 분노를 느꼈을 듯하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실화라는 점이 너무나 안타깝지만, 영화의 완성도나 작품성, 그리고 긴장감과 여운 하나만큼은 정말이지 끝내준다.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진짜 송강호의 연기력에 감탄한다. 일상 연기만큼은 정말 국내 원탑이라고 불릴 만하다.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는지 놀라울 뿐이다. 진짜 그 형사가 되어버린 느낌을 받는다고나 할까. 특히 정말 정말 유명한 그 대사는 참..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가 애드리브라는 점이 한 번 더 놀라게 만들었다. 그 외의 배우들의 연기력도 뛰어났다. 특히 서태윤을 연기했던 김상경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박두만과 김상경이 연기한 서태윤의 캐릭터성이 후반으로 갈수록 바뀌는 것이 아주 뛰어나다. 또한 범인으로 생각했던, 박해일 또한 그 캐릭터를 너무나 잘 표현했다.

또한 유명한 롱테이크 촬영도 돋보이며, 음악 또한 탁월하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바로 제목이다. 살인을 추억한다라. 처음에는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제목을 지었는지 궁금했는데, 보고 나서 알았다. 범인이 아니고서 과연 누가 살인사건을 추억하겠는가. 또한 이를 확실하게 전해주는 엔딩 또한 머리를 띵하고 울린다. 평범하게 생겼다는 아이의 말과 스크린을 응시하는 박두만의 눈. 살인범은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봉준호의 걸작이다. 연쇄살인사건의 참혹함과 메시지, 그리고 연출력과 완성도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 없는 명작이다. 2003년 한국 영화시장에 많은 명작들이 나왔지만 <살인의 추억>이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유는 있다.




총점 - 10
과연 누가 살인을 추억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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