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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Sep 15. 2020

<빅 쇼트/The Big Short>

치밀하고 어려운 경제 영화.

개인적으로 가장 접할 일이 적은 장르의 영화가 바로 경제나 주식을 다루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물론 관심이 적기도 하지만, 정말 알아듣기 힘든 용어들의 사용으로 내용조차 이해하기 힘들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를 돌아보다 눈에 들어온 영화가 하나 있었다. 배우 라인업도 훌륭함은 물론, 꽤나 흥미롭게 보여서 본 영화다. 영화 <빅 쇼트> 리뷰다.




영화는 2005년, 모두를 속이면서 돈을 뽑아낸 은행들의 수법을 꿰뚫은 4명의 괴짜 천재들이 미국 경제의 몰락에 배팅하면서 월스트리트를 물 먹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상당히 어렵다. 내용이나 전개 자체가 난해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 용어나 개념 자체가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인데, 그 와중에 재미는 챙기는 편이다. 그리고 경제 용어나 개념 설명에 대해 매우 친절한 편이데, 심지어는 제4의 벽을 넘어 마고 로비나 셀레나 고메즈 같은 유명 인사들이 관객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비유를 통해 설명해 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감은 잡을 수 있다. 이처럼 관객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그냥 어렵다. 경제 용어들을 잘 알면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예상보다는 다른 분위기로 전개되는 영화다. 솔직히 보기 전이나 영화의 초중반까지는 후반부에 통쾌한 한방이 영화의 주를 이룰 것 같았지만, 극 중반 브래드 피트의 한마디가 바로 숙연하게 만들었다. '춤추지 마라. 우리는 미국 경제의 몰락에 배팅한 거다. 결국 책임지는 건 일반 서민들이다.' 그렇다. 결국 미국, 세계 경제가 몰락하면 결국 모든 것을 떠맡는 것은 그냥 일반 서민들이다.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 정말 놀랍고, 안타깝다. 결국 숫자와 돈으로만 굴러가는 경제 시장에서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생각보다 진중한 메시지가 들어가 있었다는 점은 장점.

한 가지 더 놀랐던 점은 배우 라인업이다. 배우 라인업이 매우 화려한 편인데, 크리스찬 베일부터 시작해서 라이언 고슬링, 스티븐 카렐, 브래드 피트는 물론, 카렌 길런이나 마리사 토메이, 그리고 카메오로 마고 로비와 셀레나 고메즈까지.. 정말 눈이 즐겁기도 한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대단했는데, 특히 스티븐 카렐이 돋보인다. 스티븐 카렐. 인기 미드 <오피스>로 유명하지만 필자에겐 얼마 전에 본 <스페이스 포스>에서 제일 먼저 만났는데, 꽤나 진중한 연기를 잘 보여주어서 놀랐다. 스티븐 카렐의 재 재발견인 듯하다.

다만 정말 많은 등장인물과 각기 다르게 움직이는 캐릭터들,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상황들을 보여주는 만큼, 2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 부족해 보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결국 하나하나의 상황들이 다 정리되지 않고 흐지부지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덕분에 영화를 보고 나서 왠지 모를 찝찝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통쾌함보단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며 씁쓸한 현실을 잘 지적한 영화지만, 영화를 이루는 너무나 어려운 경제 용어나 개념과 아쉬웠던 구성은 흠이었다. 다만 배우들의 호연으로 눈은 즐거웠으며, 이해는 못 하지만 재밌는 있었던, 하여튼 독특한 영화다.




총점 - 7.5
잔혹한 현실에 공감하기엔 너무나 높은 진입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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