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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Sep 19. 2020

<찬실이는 복도 많지>

나만의 인생을 찾아간다는 복이란.

2019년 한국 영화의 힘은 대단했다. 천만 영화도 두 편이나 탄생했으며, <기생충>이나 <벌새>와 같이 각종 영화제를 휩쓴 작품들도 꽤나 많았다. 물론 아쉬운 작품들도 많이 나오긴 했지만 상당히 많은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공했기에, 2020년의 한국 영화도 많은 기대를 받았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서 개봉작들이 많이 줄긴 했지만, 꽤나 괜찮은 작품들이 나왔고, 그중 한 작품인 <찬실이는 복도 많지>다.




영화는 이제는 일도 하지 못하게 된 영화 프로듀서가 주변 사람들과 지내게 되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실 영화의 제목만 보고 관람했던지라 무슨 어린아이의 삶이나 성장 이야기를 그릴 줄 알았지만 예상과는 확실히 다른 영화였다. 아이보다는 어른의 진정한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위트 있고 따뜻하게, 그리고 기분 좋게 전달한다. 진정한 삶을 발견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화라는 매개체로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영화로, 보고 나면 괜히 기분 좋고 편안해지는 영화다.

찬실이는 나름 열심히, 힘들게 살고 있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 같은,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본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죽어라 열심히 했는데, 주변에서는 몰라주는 그런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상황은 솔직히 흔하게 겪는 일이기 때문에 공감이 많이 가며, 덕분에 많은 복을 가진 찬실이를 보면서 괜히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그런 힘만큼은 대단한 영화다.

캐릭터의 힘이 엄청난 영화 중 하나다. 지금까지 봐왔던 캐릭터와는 확실히 다른 찬실이라는 캐릭터는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찬실이뿐 아니라 많은 캐릭터들이 개성과 매력을 한껏 뽐낸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도 일품.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강말금 배우는 정말 인상적이고, 김영민 배우는 매력 있으며, 윤여정 배우는 정말 대단하다. 특히 강말금 배우는 정말 놀랐는데, 특유의 말투와 표정 연기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계속해서 보고 싶은 배우 중 하나.

다만 극의 완성도는 조금 아쉬운 편이다. 뭔가 강렬하게 다가오는 임팩트가 없어서이기도 한데, 인상적인 사건이 잘 어울리지 않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또한 유머는 나름 만족스럽고 종종 터지긴 하지만 너무 남발하거나 애매할 때가 있다는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올해 본 국내 영화 중에서는 꽤나 만족한 편이며, 올해 국내 개봉작들도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도 한 선두타자였다. 여운 깊고 인상적이었던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다.




총점 - 7.5
나만의 인생을 찾아간다는 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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