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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Sep 20. 2020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통쾌한 한방을 보여주는 타란티노.

개인적으로 현존하는 감독 중 그들만의 독특하고 인상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는 감독들은 몇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꼽자면 생각나는 건 두 명인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과,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다. 워낙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었기에 지금 몰아보는 중인데, 그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는 작품,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이다.




영화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 고위직들이 프랑스의 어느 한 극장에서 영화 프리미어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8명의 바스터즈들은 극장으로 향하는 동시에, 극장 주인인 쇼샤나 또한 이들을 휩쓸어버린 계획을 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타란티노 특유의 확고한 색깔과 미친듯한 통쾌함을 지닌 수작이다. 타란티노가 전하고자 하는 확고한 메시지가 피 터지는 화끈한 액션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한 전개를 만나 타란티노식 최고의 오락 영화로 탄생했다. 타란티노의 영화가 항상 그렇듯이, 다른 걸 생각하기보다는 영화 자체의 통쾌함을 느끼면서 즐기기에는 정말이지 최고인 작품이다. 

진부하기 짝이 없는 클리셰 따위는 저 멀리 치워버리는 타란티노의 연출력에 감탄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극이 흘러갈지 예상할 수가 없어서, 장면 장면마다 신선하고 색다른 매력을 지닌다. 또한 뛰어난 서스펜스로 관객들을 휘어잡으며, 정말 강렬한 오프닝과 그의 생각과 의도를 그대로 전해주는 엔딩 신은 압권 그 자체다. 가끔 동정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사연을 가진 나치도 나오지만 우리 타란티노에게 그딴 건 필요 없다. 그냥 나치라면 화끈하게 부숴버리는 점이 아주 통쾌했으며, 상당히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호연을 펼친 배우들도 눈에 띄는 편이다. 브래드 피트는 능청스러움과 카리스마를 모두 지녔고, 크리스토퍼 왈츠는 재치 있고 섬뜩하며, 멜라니 로랑은 미친 듯이 매력적이고, 마이클 패스벤더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 깊게 남는다. 또한 다니엘 브륄이나 다이앤 크루거 또한 돋보이지만, 역시 가장 매력적인 배우들은 단연 크리스토퍼 왈츠와 멜라니 로랑. 이전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미친듯한 연기력을 뽐냈던 크리스토퍼 왈츠는 교활한 나치 장교 한스를 훌륭하게 연기했고, 멜라니 로랑은 어릴 적 가족이 한스에게 몰살당한 쇼샤나를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변모시킨다. 두 배우들을 보는 맛으로도 충분한 영화다.

이외에도 많은 부분들이 뛰어나다. 항상 그랬듯이 음악과 촬영은 돋보이고, 여러 장치나 미장센도 눈에 띄는 편이다. 대본 자체도 정말 미친듯한데, 사실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긴 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렵기는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한 타란티노의 영화였다.

물론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모두의 활약을 다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점이나, 어떤 인물들은 활약이 너무 적거나, 혹은 캐릭터들의 등퇴장이 너무 극단적이고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사실 그런 거는 상관없는 영화다. 그저 타란티노가 선사하는 통쾌함을 즐겨라!

타란티노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으며, 그의 주제의식과 색깔 모두 잡은 뛰어난 수작이다. 타란티노의 색깔이 더욱더 좋아지기 시작한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이다.




총점 - 9.5
민감한 역사를 비튼 타란티노식 통쾌한 오락 액션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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