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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서 Sep 29. 2020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

참혹했던 옛날 옛적 뉴욕의 이야기.

현재 세계 최대의 도시가 어디냐고 물어보면 열의 아홉은 미국의 뉴욕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 정도로 뉴욕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수도라고 해도 될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을 가지고 있고, 많은 문화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이렇게 한없이 위대해 보이는 최대의 도시, 뉴욕. 과연 뉴욕의 시작도 이렇게 위대하고 화려했을까. 이에 대한 답을 마틴 스콜세지가 내놓았다. <갱스 오브 뉴욕> 리뷰다.




영화는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1840년대 뉴욕의 거리 '파이브 포인츠', 어릴 적 토착파 두목 '커팅'에게 아버지를 잃은 '암스테르담'이 돌아와 커팅에 대한 복수와 '제니'와의 사랑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틴 스콜세지가 이번에는 한 사람의 복수극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피로 쓰인 참혹했던 미국과 뉴욕의 역사를 그린다. 지금 화려한 도시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뉴욕의 옛 역사를 알게 해준다. 진짜 옛날 옛적 미국 이야기다. 마틴 스콜세지가 진짜 말하고 싶었던 정말 처절하고 참혹했던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다. 특히 굉장한 스케일을 보여주는 초반 데드 래빗 파와 토착파의 결투 장면은 입이 벌어질 정도이고, 뇌리에 박히는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뉴욕의 변화를 보여주는 마지막 엔딩 시퀀스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시간의 흐름을 다루는, 한 사람의 일대기를 그리는 마틴 스콜세지의 연출력이 역시나 돋보인다. 갱들의 이권다툼으로 시작해 개인의 처절한 복수, 그리고 마지막의 미국의 다툼과 대혼돈으로 이어지는 대서사시를 그리는데, 중구난방 하지 않고 깔끔하게 그려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앞서 말했듯이 뛰어난 촬영이 더해진 간지나는 갱들끼리의 싸움은 확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모습이 단연 돋보인다. 보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력을 칭찬하는데, 여기에선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경이로울 정도의 연기력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것은 바로 표정인데,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보여주는 온화한 듯하면서도 섬뜩한, 커팅 특유의 표정은 압권이다. 극이 흘러가는 내내 그의 표정만으로 긴장감이 조성될 정도니, 정말 압도적인 매력과 연기력을 보여준다. 카메론 디아즈도 정말 매력적으로 나온다. 다만 훌륭한 배우들이 연기한 캐릭터를 사용하는데 조금 어색한 부분이 느껴지긴 했고, 조금 버려진 캐릭터들도 은근 있지 않았나 싶다.

또 다른 아쉬움도 남는다. 초반에 기대했던 만큼에 스토리 전개나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지는 못하고, 러닝타임이 2시간 44분으로 아무래도 길다 보니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또한 전개가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산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엔딩은 훌륭했지만 극 자체를 완벽하게 마무리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충분한 수작으로 불릴만한 작품이다. 마틴 스콜세지가 선사하는 참혹했던 어지러웠던 미국의 역사와 현재 존재하는 갱들의 시작, <갱스 오브 뉴욕>이다.




총점 - 8
개인의 복수극으로 돌아보는 미국의 대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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