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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팀덕 Dec 30. 2018

22살, 유학 -(최종)

출국

행복한 여름이 금방 지나고, 벌써 출국날이 다가왔다. 떠나기 전 날, 시차를 맞추겠다며 늦게까지 잠을 안 자려고 버티다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비행기라 새벽 일찍 일어나야 했다. 엄마가 일어나라며, 나를 깨우셨다.

몸이 벌떡 일어났다. 바로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밖에는 아빠가 이미 차를 정문 앞에 세워놓으셨다. 잘 다녀오라는 경비 아저씨의 말씀과 함께, 나는 차에 올라탔다.


'후.. 이제 정말 가는구먼..'


그냥 멍했다. 이제야 해가 뜨기 시작한 서울의 전경을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창문 밖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잠에 들었다. 눈을 떠보니, 인천공항에 도착해있었다. 몽롱한 상태에서 캐리어를 꺼내고, 수속을 하기 위해 줄을 섰다. 나 말고도 유학생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줄을 서 수속을 하고, 터미널 앞 카페에서 아침을 먹었다. 


여행 때문에 자주 왔었던 인천 공항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뭔가 느낌이 달랐다. 항상 이 곳에 오면 설렜는데, 오늘만큼은 이 곳에서 느끼는 기분이 달랐다. 여행 가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 같은 게 들었다. 아침을 먹고, 터미널에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 저 터미널부터는 앞으로 전부 혼자 헤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긴장이 되었다. 가족들과 한 번씩 포옹을 했다. 엄마의 눈시울이 붉어지셨다. 그런 가족들을 뒤로하고, 나는 터미널 속으로 들어갔다. 계속 멍했다. 내가 정말 지금 유학이란 걸 가고 있는 건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걸어 들어갔다.


"후우..."


비행기를 탑승해야 하는 게이트 앞 의자에 앉아 친구들에게도 인사를 보냈다. 건강하게 잘 지내라는 말을 친구들에게 보내다 보니, 순식간에 탑승시간이 되었다. 비행기에 탑승해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엄청 많았다. 역시 세계적인 대도시 뉴욕으로 향하는 비행기라 그런지, 외국인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았다. 


내 옆자리도 외국인 아주머니 분이셨다. 이제부터 14시간에 걸쳐 뉴욕으로 가야 한다. 작년에 캘리포니아 갈 때 10시간 비행기를 탄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비행기를 타고나서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통증 때문에 고생했었는데, 그것보다 4시간을 더 타야 한다니 걱정이 많이 되었다.


14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잠을 3시간 정도 잤는데도, 계속 시간이 남았다. 그렇게 고통의 14시간을 버티고 뉴욕에 도착했다. 어렸을 때부터 내가 꿈꿔왔던 이상적인 모습의 미국인 뉴욕에 왔다는 사실이 흥분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공항에 도착하니 전부 유학생들이었다. 유학생들이 줄을 서서 입국 심사를 받고 있었다. 전에 받았던 미국 입국 심사들과는 달리 조금 긴장이 되었다. 내 차례가 오고, 심사관이 학생이냐고 물어봤다. 유학생이라고 대답하고, 내 서류들을 전달했다.

 

그냥 서류만 슉슉 훑어보고 몇 가지 검사를 하더니, 끝났다고, 가도 좋다고 했다. 캐리어를 찾고, 기대하고 기대하던 뉴욕의 땅을 밟아보았다. 미국에서 맡을 수 있는 익숙한 미국 공기 냄새를 맡은 후, 나는 셔틀을 타기 위해, 아시아나 셔틀이 출발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셔틀을 타고, 지나가며 뉴욕의 이곳저곳을 보고, 속으로 연신 감탄사를 외쳤다.


"이제 진짜 새 출발이구나... 열심히 해야지."


가는 동안 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겪었던 정말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머릿속으로 지나갔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절대 헛되이 하지 않으며, 내 최선을 다하겠노라 다짐했다. 마음속으로 굳은 다짐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에 들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을 가지고 잠에 든 채, 외숙모 댁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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