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는 오르는 내 뒤에 말없이 서있다.
손짓도, 보채지도 않는다.
심통난 여친이 제풀에 지칠거라
얄밉게 기다리는 못된 남자처럼
두고 보며 여유가 있다.
정상의 자락에 경치는 아름답다
한모금의 물도 시원하다.
김밥도 맛있고, 컵라면은 성찬이다
바라던 소망이지만
오래 머물지 못한다.
성취는 그런 것이다.
더 오르거나, 내려가거나
선택은 내 몫이지만
지친 몸, 남은 시간이 내려가라 한다.
잘 내려 갈 수 있을까?
내리막길에 경치는 말한다.
오를 땐 하늘만 보더니
내려올 땐 땅만 본다고.
천천히 내려오며 자기를 보라고.
오를 때처럼 급히 가지 말라고.
저녁 어둠이 오기 전에
바라봐야 할 것들을 눈에 넣고
차가운 공기가 가득차기 전에
서로의 따스한 온기를 느끼면 좋겠다.
잘 내려오는 길에도 할 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