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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고양이
오늘은 걷기운동을 갔다가 고양이를 4마리를 봤다. 원래 (발이 괜찮았을 적에) 동네 멀리까지 갔을 때는 10마리 이상을 보는 적도 있었지만, 집 앞에만 잠깐 갔다 오는 지금은 4마리도 많이 본 것이다.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도도도도 걸어오다가 사람을 발견하면 우뚝 멈춰서서는 곧바로 줄행랑을 친다. 어떤 고양이는 몸이 좋지 않은지 사람이 다가가도 죽은 듯이 앉아있기만 한다.
# 정자세로 하는 진짜 푸쉬업
열린 창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오후. 거실에 서 있던 나는 문득 푸쉬업을 하고 싶어졌다. 족저근막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릎을 대고 하는 반쪽짜리 푸쉬업 말고 정자세로 하는 진짜 푸쉬업 말이다. 예전엔 그걸 하면 정말 개운했었는데. 족저근막염에 걸린 이후로는 해본 적이 없다.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 어찌 된 영문인지 정자세로 하는 푸쉬업이 갑자기 너무나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 바닥에 엎드리고 자세를 잡아보았다. 두툼하니 푹신한 슬리퍼를 신은 채였다. 어라? 두툼한 슬리퍼가 발가락을 지지해 줘서 잠깐이지만 정자세로 푸쉬업을 할 수 있었다. 10개씩 2세트를 했다. 그것만으로도 무척이나 개운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조금씩 하면 되겠다 싶었다.
# 고통의 기억, 극복의 기록
올해 초엔 깨어있는 게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초저녁에 얼른 약을 털어 넣고 이불 속에 들어가기 일쑤였다. 일찍 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니 음식을 먹는 양도 확 줄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러지 않았다. 나를 괴롭히던 고통들(이 고통엔 진짜 육체적 고통도 포함되어 있었다)이 이젠 많이 괜찮아졌기 때문이다. 깨어있는 게 고통스러웠던 그때를 떠올리니 뭐 때문에 그렇게나 고통스러워했던 것일까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얼마 안 된 기억들인데 벌써 저 멀리 떠내려간 것일까. 그래도 그때의 기억들이 그때 썼던 스무 편의 수필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까마귀의 종잇장>은 그 이후의 기록들이다. 글쓰기를 함께하면서 우울증도, 족저근막염도 아주 조금씩 극복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