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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핸드크림 따위 바르지 않았었다.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랬던 게 아니라, 그냥 내 손에 관심이 없었던 거다. 그래서 겨울엔 손이 온통 트고 갈라져서 벌겋게 됐었다. 가렵고 따가웠었다. 그때의 경험이 싫어서 이젠 조금만 찬바람이 불어도 핸드크림부터 찾는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핸드크림은 4개다. 왼쪽의 가장 작은 것은 선배가 선물로 준 것이고, 나머지 3개는 내가 구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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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링그린 : 무향과 가성비를 원한다면.
-흡수가 비교적 느린 편이다.
-바르고 난 직후엔 답답하다는 느낌이 있다.
-보습감은 딱 적당하다. 사계절 사용 가능할 것 같다.
2. 랍셍스 : 고체 향수와 같은 느낌을 원한다면.
-처음 바를 땐 살짝 꾸덕하게 발린다는 느낌이 있지만, 의외로 금방 흡수돼 끈적임이 없다.
-확실히 촉촉하다. 한겨울에도 가능한 정도다.
-향수 대신 이걸 바르고 나가도 될 정도로 향 자체도 좋고 발향력도 좋다.
3. 레이지 소사이어티 : 산뜻한 발림성을 원한다면.
-여름에 발라도 될 정도로 산뜻하게 발려 흡수가 빠르고 끈적임이 없다.
-의외로 보습감도 좋다. (브링그린과 비슷한 정도)
-자사의 바디워시와 같은 향으로, 바르면 샤워를 한 듯한 느낌을 준다.
4. 마르마르디 : 무난하게 좋은 핸드크림을 원한다면.
-부드럽게 잘 발리고 흡수도 잘 돼 끈적임이 없다.
-확실히 촉촉하다. (랍셍스와 비슷한 정도)
-향은 고급스럽진 않고, 튜브 용기도 저렴한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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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중에서는 랍셍스와 레이지 소사이어티 제품이 좋다. 전자는 실외용으로, 후자는 실내용으로 좋다.
록시땅 라벤더 향도 써봤는데, 향 자체는 이게 제일 마음에 들었었다. 그런데 성분이 안 맞는 게 있는지 바르면 붉게 올라와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아직 핸드크림 유목민이다. 4개 모두 좋은 제품이라 계속 쓸 예정이긴 하지만, 어느 것도 완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비싼 걸 안 써봐서 그런 걸까? 아니다. 비싼 걸 바를 이유가 뭐가 있나. 핸드크림이 보습만 잘 되면 되지. (그러면서 이것저것 따지며 새로 사들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