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어 하는 사람을 찾아다니는 이유
하루 12시간 등산을 했습니다. 미친 듯이 산을 다니며 고통을 잊으려 했습니다. 1년이 지나고 하루에도 몇 개의 산을 넘나드는 산쟁이가 됐습니다. 앞산, 청룡산을 거쳐 비슬산으로 가던 길에 중력을 이긴 나무를 만났습니다.
발검음을 옮기지 못했습니다. 나무옆에 가만히 앉았습니다. 나무 몸통에 손을 대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나무가 속삭이듯 말을 걸어왔습니다.
안녕, 많이 놀랐지. 나는 오래전 태풍 때문에 쓰러졌어. 뿌리는 들려 나가고 몸통은 바닥에 힘없이 넘어졌지. 더는 자라지 못하고 이 자리에서 죽는 줄 알았어. 하지만 계절이 지나도 나는 죽지 않았어.
놀랍게도 쓰러진 몸통 옆에 있던 작은 새싹이 뚜렷한 세로의 줄기로 자라났어. 뿌리가 거의 끊겼고 몸통도 눕혀졌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어. 중력을 감지하는 본능과 위로 자라려는 생명의 의지가 있었던 것 같아.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사랑, 일, 관계 때문에 누구나 넘어지게 되어있어.
그때, 사람들은 "이제 끝이야. 더은 일어설 수 없어." 말 하지만 생각해 봐. 사람도 나무처럼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위로 향할 수 있어. 방향만 다를 뿐. 성장과 삶은 멈추지 않아.
산속의 어둠은 급하게 찾아옵니다.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 됐습니다. 아쉬움과 존경심을 나무에게 전달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