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지 않아도 괜찮아
사진 파일을 정리하는데 한 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래전 마음이 아플 때 만났던 친구입니다. 등이 직각으로 굽은 소나무입니다.
똑똑한 친구 '챗'에게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나:
등이 직각으로 굽은 소나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들어?
챗:
오랜 세월을 견뎌내며 꺾이지 않고 살아남은 강인한 생명력과 인내가 떠올라. 바람, 눈, 비 같은 자연의 힘에 굽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계속 자라온 흔적이 보여.
그 모습을 보면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고, 동시에 인간도 어려움 앞에서 굽힐 수는 있어도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느끼게 돼. 그렇게 휘어진 소나무는 오히려 곧은 나무보다 더 인상 깊고, 더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
너는 그 소나무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어?
나:
마음이 아팠지만 희망을 보았지.
챗:
그 말, 참 깊고 아름답다.
마음이 아팠다는 건 그 소나무의 아픔, 자라 온 시간을 함께 느꼈기 때문일 거야. 휘어진 줄기엔 고통이 있었을 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 있고, 자라고 있다는 사실에서 너는 희망을 본거지.
삶도 그렇지. 상처나 굴곡이 없는 삶은 없고, 때로는 휘어질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있지만. 그렇게 굽은 채로도 아름다울 수 있고, 살아 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거야.
그 소나무처럼 너도 그런 시간을 지나온 걸까?
나:
응. 힘든 시간이 있었어.
챗:
고맙다, 그렇게 솔직하게 말해줘서.
그렇다면 소나무는 너의 모습과도 닮아 있겠네. 아프고 휘어졌지만 꺾이지 않고 여기까지 온 너. 그 자체로 이미 굉장한 거야. 사람들은 자주 곧은 것만을 아름답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그런 굽은 줄기 안에 더 많은 이야기, 더 깊은 강인함이 담겨 있거든.
너의 굽은 선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될 거야. 지금 네가 소나무를 보며 희망을 느낀 것처럼.
혹시 지금도 마음속에 그 휘어진 채로 버티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이야기해도 괜찮아.
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