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틈에 숨어있는 가능성

살아갈 틈은 항상 존재한다

by 달빛 타로


30대 후반, 게 아프고 나서 끈질기게 살아가는 생명체의 모습이 잘 보였습니다. 시멘트 틈에서 살아가는 풀들이 자주 보였죠. 너무 궁금했습니다. "너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어떻게 살아났니?" 공손하게 물어봤습니다."

바람, 빗물, 새, 동물들이 운반한 씨앗이 시멘트 틈에 떨어져. 씨앗은 작고 가벼워서 틈 사이로 쉽게 들어가 휴면 상태로 오랫동안 기다릴 수 있어. 온도, 수분, 햇빛이라는 조건이 갖춰지면 싹을 틔워.


그런데 사람들은 환경을 탓한다고 했습니다. 환경은 탓하는 게 아니라 조건이라고 했습니다. 환경이 척박해도 참고 기다리면 꿈을 틔울 수 있는 온도, 수분, 햇빛과 같은 조건을 만난다고 했습니다.


틈은 항상 존재해. 시멘트도 미세한 틈과 균열이 생겨. 열팽창과 수축, 비와 바람 등으로 아주 작은 틈이 생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넓어져. 그 작은 틈 속으로 흙먼지나 유기물, 물이 들어가 씨앗이 발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거야.


그런데 사람들은 틈을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막막하다. 길이 없다." 말 하지만 살아갈 틈은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틈을 믿고 기다리면 주변 환경이 변하고 꿈을 펼칠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했습니다.

뿌리의 생명력은 강해. 식물의 뿌리는 작은 틈에서 자라나지. 뿌리는 성장하면서 주변 물질에 압력을 가하고 틈을 넓히는 힘이 있어. 못 믿겠지만 어떤 경우엔 뿌리가 시멘트 균열을 넓혀 콘크리트를 밀어내기도 해. 이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더 많은 물과 영양분을 끌어오는 능력이 생겨.


그런데 사람들은 풀보다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용을 안 한다고 했습니다. 작은 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공간이 넓어진다고 했습니다. 힘들었던 환경은 경험이 되고 인내와 꾸준함을 가르쳐 준다고 했습니다.


우리 풀들이 왜 시멘트 틈 사이에서 성장하는 줄 알아. 생명의 힘, 그리고 성장 본능을 보여주고 싶어서야.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사람들은 깨달아야 해. 아무것도 자랄 날 수 없을 것 같은 곳에서 작은 가능성 하나로 세상을 뚫고 나오는 힘. "그게 사람의 생명이고 사람이 지닌 본질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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