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1. 홍대, 피자업(PIZZA UP) 편
접시 하나 보고 갔습니다.
아. 아쉽게도 이탈리안 피자입니다. 화덕피자...
오리지널 뉴욕 스타일의 피자만을 좋아하는 저에겐 나름 제법 큰 시련이었습니다. 얼마만에 먹으러 간 피자가 하필. 하필 나폴리피자라니. (물론 그 조차 맛있게 먹었습니다만.. 그래서 지구에 맛없는 피자는 없다..)
왜 하필 피자인가?
왜 그렇게 피자를 좋아하세요?
이런 종류의 질문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룰 예정입니다.
접시만 보고 피자를 먹으러 가는 일은 저와 같은 종류의 사람(그러니까 피자가 좋아서 피자 타투가 몸에 두 곳에 있고, 피자 티셔츠도 만들고, 생일 선물로 피자를 해마다 30판은 받는)에겐 극히 드문 일입니다.
보통 피자 사진이 눈에 띄면, 매장 SNS를 찾아보고, 매장을 운영하시는 분의 SNS도 찾아보고, 계산기를 두드린 다음에 방문하는 편입니다.
서울에 자리잡은 왠만한 피자 매장들은 거의 다 가보기도 했고(정말 다 가본 것 같습니다..), 헛 걸음(멀리 가는 걸 정말 싫어합니다, 피자먹을 때, 일할 때를 제외하곤 딱히 동네를 벗어나질 않는군요.)하고 싶지 않아서요.
그런데 접시만 보고 갔습니다. 후회 하냐구요? 어떤 부분에서는 그렇고, 어떤 부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 마포구 양화로 183에 위치한 피자업(PIZZA UP)은 홍대입구역에서 멀지 않습니다. 연트럴파크 초입에 위치해 있습니다.
3년 전 괌에 갔을 때, 토핑과 도우를 직접 선택해서 만들 수 있는 피자를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 집이 떠올랐습니다. 피자업(PIZZA UP) 또한 토핑과 도우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매장입니다.
어머니는 부산에 있고, 여동생은 뉴욕에 있습니다. 드래곤볼처럼 떨어진 우리 세가족은 1년에 딱 한번 가족여행으로 만납니다. 2017년에는 괌, 2018년에는 뉴욕, 2019년인 올해는 아직 만나지 못했군요.
1.아주 오랜만에 몇 없는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는 점
2.아주 오랜만에 피자라는 걸 먹었다는 점
두 가지 이유로, 접시만 보고 피자를 먹으러 간 행위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만, 어쨌거나 이탈리아식 피자였다는 건 분명 나름의 시련이었습니다.
베스킨라빈스를 갖고 있는 외식 기업 SPC그룹이 '피자업(PIZZA UP)'을 새로운 외식 사업 브랜드로 출시(?)를 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네요.
현재 매장에서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 '문베어 브루잉'과 5월 한달 동안 "픽맥파크"를 운영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