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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HE NEW G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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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n Apr 13. 2020

더뉴그레이, 그리고 더비포그레이

발행인의 글, [THE BEFORE GREY]

GREY는 중년을 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THE NEW GREY를 새로운 중년, 기존의 아저씨들과는 다른 아저씨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THE BEFORE GREY는, GREY가 되기 전인 우리들을 얘기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청춘(youth)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작년 여름 6명의 청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와디즈에서 [남자, 이제 옷 입기가 즐거워집니다]라는 제목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열었습니다.


아빠들이 아닌 젊은 친구들에게도 메이크오버가 과연 마음에 와 닿을까 싶었습니다(솔직히 자신 없었습니다). 그래서 카카오톡 프리미엄 갤러리 페이지를 열었고, 모집 링크를 함께 걸었습니다.

카카오톡 프리미엄 갤러리 페이지 114만 조회수
결과는.. 1472% 펀딩 성공

다행히 펀딩은 성공했고, 우리는 25명의 청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에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매거진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래는 발행인의 글을 옮깁니다.




"옷이 변화의 시작(Beginning of Change)이 된다"
 

조금은 비장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고작(저 조차도 고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옷이 우리 삶의 아주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THE BEFORE GREY]를 준비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 자신을 돌이켜보니 정말 그랬더군요. 2019년은 저도 회사도 크게 한 걸음 내디딘 한 해였는데, 그 시작이 고작 ‘옷’이었으니까요.


제가 정말 그랬습니다. 제 경우에는 ‘옷’이 인생의 상당한 부분을 바꾸었습니다. 다만, '무슨 옷을 입느냐’. 혹은 ‘어떻게 입느냐’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눈을 뜨고 어떤 태도로 하루를 시작하는지, 그 태도를 결정하는 무엇이 바로 ‘옷’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THE BEFORE GREY, SEASON 1


우리가 만난 서른한 명의 청춘들. 저마다의 방식대로 저마다의 삶을 살아온 그들에게 우리는 과연 어떤 기억이 되었을까요. 과연 옷 한 번 바꿔 입고 머리 한 번 자르는 경험이 그들에게 변화의 계기가 되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솔직히 얘기하면 스스로도 물음표가 군데군데 남아있는 기분입니다. 돌이켜보니 부족했던 부분들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지금이라면 좀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하고 통감합니다.  


THE BEFORE GREY 촬영

물론 그 시점에 전력을 다한 것도 알고, 제게는 모두가 좋은 기억이었습니다. 정말로요. 갑자기 처음 시작하던 날의 기분이 떠오릅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기분, 그야말로 백지상태에서 온몸으로 부딪히는 기분, 그런 때 느끼는 기분은 정말로 짜릿합니다. 모조리 쏟아부었습니다. 그 실감이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아무튼 해석은 내가 아닌 그들에게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피자를 좋아해서,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피자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무 평 조금 넘는 공간에 제 취향과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이 공간을 설계하고 채워가는 것처럼.. 청춘들과 아빠들을 만나는 시간, 저는 그 시간을 온 힘을 다해 준비하고, 그 시간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남자들을 계속해서 만나려고 합니다. <옷이 변화의 시작이 된다>라는 이 존재하지 않는 문장을 실재하게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이 문장이 그저 텍스트로서 존재하지 않게, 우리의 목소리가 허공에다 던지는 외침이 아니길 바라면서요


끝으로 창간호의 발행이 너무 늦어져서, 그저 죄송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거듭 죄송합니다. 너그러이 이해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thebeforegrey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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