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의 자기 관리
(의외로) 당뇨병이나 전당뇨병이 있는 성인은 술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1. 당뇨병이나 당뇨 전 단계의 성인은 적당히 술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ADA기준, 성인 여성의 경우 하루 1잔 이하, 성인 남성의 경우 하루 2잔 이하) 적당한 알코올 섭취는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낮추는 일종의 보호 효과를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2. 음주량과 당뇨 발병률에 대한 그래프는 독특한 U 자 형태를 띠는데,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사람이 술을 적당히 드시는 분보다 당뇨병 발병률이 되려 더 높게 나왔습니다. (물론 많이 드시는 분의 위험도도 높게 나옵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알코올이 전신의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시키기 때문으로 짐작됩니다. 또한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작업에 동원되면서, 포도당 신생 합성 (gluconeogenesis)이 방해받아 공복 혈당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3. 당뇨병 발생률이 낮아지는 경향성은 술의 종류와 무관하지만, 그래도 술 중에서는 와인이 당뇨 예방에 가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병 발생률 감소율 : 와인이 20%, 맥주가 9%, 증류주가 5%) 와인이 유달리 결과가 좋게 나온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와인에 포함된 폴리페놀 등의 성분이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4. 술의 효용성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효과가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하루 6-48g의 적당한 알코올 섭취가 2형 당뇨병 발생률을 30-56% 낮출 수 있고, 여성과 비아시아계 인구에서 하루 10-14g(약 1잔)의 알코올 섭취가 가장 좋다는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치 총량을 모아서 한 번에 마시는 것은 아닙니다.)
5. 이렇게 적당한 음주는 당뇨를 예방할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도 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에게 음주를 시작하도록 ‘권고하라 ‘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가이드라인에서는 강조합니다.
6. 더불어 술은 지연성 저혈당증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공복일 때에도 혈당이 유지되는 것은 간에서 포도당을 계속 만들어 내기 때문인데 앞서 말씀드렸듯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바빠지면 포도당 신생 합성이 방해받을 수 있습니다.
7. 술로 인한 지연성 저혈당증은 특히 위험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포도당 합성이 방해받으므로 잠에 들고 난 한참 뒤에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둘째. 술에 취해버릴 경우 저혈당 증상을 감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8. 더불어 당뇨를 오래 앓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혈당 방어 시스템이 약화되는 경향(당뇨병성 자율병증)이 있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설포닐유리아나 인슐린 치료를 받는 분들은 더 신경 쓰시고 음주 후 자주 혈당을 재어보는 습관을 들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9. 지연성 저혈당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술을 드시게 되면 안주도 잘 챙겨 드셔야 합니다. 비록 술은 마시겠지만, 당뇨를 치료받으니까 탄수화물 안주는 피해보자라는 생각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술을 마셨다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혈당을 측정해 보고 낮게 나온다면 소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