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관리 (2)

포모테롤

by 예재호

1. 이제 대부분의 천식환자는 올-인-원 흡입제 하나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2. 천식 환자는 본인이 소지한 흡입기에 포모테롤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포모테롤이 들어가 있다면 급할 때 벤토린을 찾을 필요 없이 그 흡입기를 또 쓰면 됩니다. 그래서 올-인-원입니다. (단 3제 복합제를 쓰는 분들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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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나라에서 주로 쓰이는 올-인-원 제품으로는 심비코트와 포스터가 있습니다. 심비코트는 하루 12회까지, 포스터는 하루 8번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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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만약 본인이 받은 흡입기 성분에 (슬프게도) 포모테롤이 없다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벤토린만 쓰고 땡!' 하는 날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듯 사망률도 높아지고 몸에 굉장히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번거로워도 꼭! 잊지 말고! 반드시! 스테로이드성 흡입기도 꺼내 벤토린과 함께 꼭 흡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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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지만 매일 안 빠지고 렐바(등)를 규칙적으로 잘 쓰던 분은 추가로 1회 챙기실 필요 없습니다. 그러니까 벤토린을 쓰게 되었다고 아침에 이미 써 준 렐바를 한 번 더 흡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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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복잡하다면! 헷갈린다면 올-인-원 흡입기로 바꿔 달라고 선생님께 요청하세요! 그래서 올-인-원 전략이 대세가 되었고 공식적인 치료법으로 채택된 것이니까요. 올-인-원 흡입기를 씀으로써 치료 과정은 훨씬 간단해졌습니다. 환자는 증상 완화 및 유지 치료를 위해 모든 치료 단계에 걸쳐 단일 약물만 사용하면 됩니다! 올-인-원 전략의 공식 명칭은 MART, 유지 및 완화 요법입니다.


allin-one.png (S를 그대로 붙인 채 채택하면 뒷광고 논란이 생기므로, 심비코트를 스마트로 바꿨다 해도 논란은 있었을 것 같습니다.)


7. 벤토린(SABA)만 홀로 쓸 수 있는 건, “운동 유발 천식의 예방”과 “한 달에 2회 미만 증상을 호소하는 5세 이하의 소아” 외에는 없습니다. 더불어 위 상황도 벤토린의 단독 사용은 '권유되는 것'이 아니라 ‘용인되는 뉘앙스’에 가깝다는 점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포모테롤이 포함된 ICS가 훠-얼-씬 더 나은 선택입니다.


8. 다시 한번 더, 벤토린은 '웬만하면 쓰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웬만하면 쓰지 마세요!




9. 1972년 일본 야마노우치 제약 (현 아스텔라스) 연구진은 살부타몰(벤토린)의 단점을 개선한 신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천식 시장을 평정하고 있던 벤토린엔 한 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효과는 빠르되 작용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다가 숨이 차면 중간에 일어나 벤토린을 뿌리고 다시 잠을 청해야(야간 천식) 할 정도라 불편했습니다. 일본의 과학자들은 벤토린보다 좀 더 길~게 작용하는 베타 작용 흡입제를 만들면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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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그렇게 만들어진 신약의 이름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포모테롤'입니다. 연구진들은 너무 물에 잘 녹아 (친수성) 효과는 빠르지만 지속 시간도 짧은 살부타몰 분자를 물에는 덜 녹고 좀 더 기름에 잘 녹을 수 있게 개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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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한데 안타깝게도 야마노우치 제약엔 흡입기 제작 기술이 없어서 신약은 개발했지만 상품으로 팔 수가 없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벤토린 판매사 GSK가 지속성 베타 항진제(LABA)인 살메타몰을 출시하는 바람에 포모테롤은 썩 주목도 받지 못했습니다. GSK는 빠른 효과가 필요할 땐 벤토린을, 오래 효과가 지속되길 바라면 살메타몰을 쓰라며 시쳇말로 혼자 다 해 먹으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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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참고로 살메타몰 또한 살부타몰을 기반으로 해 개발되었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GSK는 살부타몰에 지질 꼬리를 붙이는 방식으로 살메타몰을 만들었습니다. 살메타몰은 꼬리가 달리는 바람에 물과 아예 친하지 않게 되어 베타 수용체 통로를 통과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효과가 나타나는 데 까지 시간이 한참 걸립니다. 반대로 그 덕에 세포막에 잘 스며들어 오랫동안 작용합니다. (GSK 입장에서는 벤토린이 있으므로 굳이 빨리 효과가 나타나게 만들 필요도 없었습니다. 굳이 포지션을 겹치게 해서 손해입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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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threads.com/@care.about_your.health/post/DQMDh_TgQCo?xmt=AQF09OVSrDYOiKAtiwqWMrG63hHQFum6JA71pZpx-gHc2A


13. 이때 GSK가 스테로이드와 혼합해 시장에 내어놓은 약이 그 유명한 세레타이드입니다. 예상하셨겠지만 세레타이드는 오랜 기간 동안 스테로이드/장기간 베타 작용제 혼합제(ICS/LABA)의 최강자로 군림했습니다.


SERETIDE.png 하지만 지금은 구할 수 없습니다.




14. 비운의 포모테롤은 이곳저곳으로 판권이 팔리다 1990년 영국회사 아스트라제네카에 판권이 넘어갑니다. 당시 아스트라제네카는 베타 작용제가 혼합되지 않은 순수한 스테로이드 단독 흡입기, 풀미코트로 세레타이드와 힘든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풀미코트에 섞을 적당한 베타 작용제를 찾고 있었고 그러던 중 벤토린(살부타몰) 만큼 빠르고 살메타몰만큼 오래가는 포모테롤을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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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아스트라제네카는 보는 눈이 있었고, 또한 과감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포모테롤은 벤토린만큼 빨리 작용하며, 세레타이드만큼 길게 효과가 유지되므로, 굳이 번거롭고 복잡하게 두 종류씩 쓸 것 없이 ‘우리 것만 쓰셔도 충분!' 하다는 프랜차이즈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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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그렇게 나온 것이 바로, 심비코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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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아스트라제네카의 전략은 단순히 판매량 증가에만 미치지 않았습니다. 야심 차게 진행한 연구 결과에서 임상적으로 깜짝 놀랄만한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18. 먼저 주된 치료 전략이었던 '고용량 스테로이드 흡입제(ICS)+벤토린(SABA), 1+1' 혼합 요법보다 심비코트 올-인-원 치료 전략이 중증 악화를 훨씬 잘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옵니다. (STAY 연구)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벤토린을 자주 쓰면 내성이 생기지만 포모테롤은 수용체를 반복해서 자극하는 방식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그런 단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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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둘째로 포모테롤이 완화제 역할로서 벤토린을 대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무리 약이 좋아도 벤토린만큼 효과가 직빵으로 나오지 않으면 슬금슬금 다시 벤토린으로 돌아가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 것입니다. 2006년 SMILE 연구에서 심비코트는 완화제로 SABA(터부탈린)을 쓰는 것보다 중증 악화까지 시간을 연장하고, 악화 위험도 감소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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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마지막으로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에서 기존처럼 스테로이드 흡입기 용량을 늘리는 (치료 단계 상향, Step-up) 것보다 올-인-원 흡입기인 심비코트를 더 자주 흡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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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차이는 상당했습니다. 이전까지 해온 치료법을 고집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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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결국 2019년 GINA는 올-인-원 치료를 우선하여 고려토록 지침을 바꿉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왔던 벤토린 패권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다만 GINA는 기존의 아스트라제네카가 제창한 SMART 전략을 그대로 차용하지는 않고 앞의 'S'만 제거하여 MART로 명칭을 바꾸어 지침에 넣었습니다. 특정 상품명을 쓸 수 없으니까요.


onehotplan.png 2025 GINA 가이드라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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