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을 먹는 이유

by 예재호

두 아이를 키우는 집이 있습니다.


큰 아이는 말썽만 피우고, 말도 안 듣습니다.

어르고 달래봐도 소용이 없고 점점 반항이 심해집니다.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첫째에게 온 신경을 쏟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고분고분하던 착한 둘째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첫째만 보느라 둘째가 아픈 것도 몰랐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방세포와 간, 그리고 근육이 인슐린에 저항성을 가집니다.

현미밥을 먹고 운동을 해봐도 혈당은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증상이 없어서 치료받으라는 의사의 권유를 애써 무시하며 삽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인슐린과 상관없이 혈당을 흡수하던 세포들이 오랫동안 고혈당에 노출된 탓에 이미 돌이킬 수 없을만큼 크게 손상되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망막병증, 신경병증, 신장병증

말은 복잡하지만 뜻은 하나입니다.


"둘째가 많이 아파요."


당뇨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첫째를 포기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둘째를 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스테로이드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