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8) 포스테오 vs 이베니티

by 예재호

1. 골밀도를 높이는 치료제 이베니티 vs 포스테오, 과연 누가 더 뛰어날까요?




2. 골조직의 현장 감독, 골세포는 Wnt를 통해 줄기세포(MSC)가 조골세포로 분화되어 골 생산을 시작하도록 자극합니다. 이때 골세포는 Wnt를 방해하는 스클레로스틴이라는 단백질도 함께 만들어냅니다. 스클레로스틴은 Wnt 수용체(LRP 5/6)에 달라붙어 줄기세포가 '조골세포'로 전직하는 걸 막습니다. 즉, Wnt가 이기면 골조직을 만드는 일꾼이 늘고 스클레로스틴이 이기면 조골세포는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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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반대로 스클레로스틴이 이기면 (직업을 정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도 있지만) Wnt 신호를 받지 못해 뼈를 만드는 직업으로 전직하지 못한 줄기세포는 당황스럽게도 지방세포와 연골세포로 진화합니다. 이때 지방세포로 전직시키게 만드는 신호는 바로 PPAR-γ입니다. 참고로 노화가 진행될수록 스클레로스틴이 늘어나 노인의 골수는 선홍빛이 아니라 노란 이유가 조골세포로 전직하지 않고 지방세포로 전직한 세포들이 많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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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처럼 조골세포와 지방세포가 한 몸에서 태어난 형제나 마찬가지라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전직 신호 Wnt가 결합하는 줄기세포 수용체 LRP 5/6가 간이 LDL 콜레스테롤을 수집하기 위해 발현하는 LDLR과 같은 계열이라는 점도 묘합니다. 이후 다루겠지만 골다공증은 대사 질환과 연관이 매우 많습니다. 당뇨로 최종당화산물(AGEs)이 많이 생기면 LRP 5/6이 오염되고 이는 골다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운동 부족은 지방을 축적할 뿐 아니라 스클레로스틴을 늘림으로써 골을 지방화시킵니다.


https://www.threads.com/@care.about_your.health/post/DUSaWosgd3t?xmt=AQF0BB1v1zj4XjviJBv2v_E4siQNi8j1JQ8EmRLpARpiOQ


5. 이베니티, 로모소주맙은 스클레로스틴과 1:1로 결합해 Wnt가 줄기세포로 하여금 조골세포로 진화하도록 만듭니다. 한데 이베니티는 출시된 이후부터 이소성 석회화, 동맥경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스클레로스틴은 골에서만 석회화를 방해하는 게 아니라 다른 장기에서의 석회화 또한 막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골에서나 조골이 중요하지 온갖 곳에서 줄기세포가 조골세포로 전직하면 곤란합니다. 그래서 이베니티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은 환자에게는 권유되지 않습니다.


https://brunch.co.kr/@ye-jae-o/216




6. 포스테오는 척추의 골다공증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요골이나 대퇴골에는 다소 효과가 떨어진다고 평가됩니다. 속 골인 해면골(Trabecular bone)을 몽글몽글 채우는 데는 뛰어나지만, 바깥 골 피질골(Cortical bone)에는 역설적인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포스테오는 고관절 골절을 예방하는 효과도 아직 명확하게 증명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전 SERM과 에스트로겐 치료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삶의 질과 예후에 고관절 골절은 큰 영향을 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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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실제로 포스테오 연구에서 고용량(40μg)을 맞았던 환자군은 요골(팔뼈) 골밀도가 2% 감소된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는데, 이는 포스테오를 쓰면 피질골에 난데없이 구멍이 뽕뽕 나기 때문입니다. (Porosity, 다공성 증가) 한데 이렇게 구멍이 나고 골밀도가 감소된다고 해서 또 골이 약해졌다고 해석하지는 않습니다. 난 구멍은 바로 ‘PTH 신호를 받은 골세포가 줄기 세포에 신호를 보내어 그 신호를 받은 줄기 세포가 전직하여 현장으로 출동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하버시안 관, Haversian can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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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무슨 말이냐 하면, 조골세포로 전직하는 후보군 줄기세포(MSC)가 사실 골세포와 가까이 있지 않기 때문에 길을 내어 접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기야 그럴 만합니다. 골세포는 자기가 만든 방 안에 자발적으로 갇혀서 모니터링을 하기로 결정한 은둔자니까요. 그러니까 PTH가 골세포에 자극을 줘서 Wnt를 만들면 그 Wnt는 가느다란 관 LCN을 통해 전달되고, 그 Wnt 신호를 받은 줄기세포는 뼈가 되기로 결심하고, 다름 아닌 “파골세포”가 파 내어주는 길을 따라 뼈의 내부로 진입하여 골을 만드는 겁니다. 파골세포가 길을 내어주지 않으면 애초에 골이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선발대)


9. 그래서 포스테오 등은 파골 세포, 철거 과정을 완전히 배제한 채 조골만 해서 골밀도를 높이는 게 아닙니다. (이게 이베니티와 차이입니다.) PTH를 쓰면 초기 몇 달 동안은 CTx 등 흡수 지표가 상승하는 현상도 PTH1R 에 의해 활성화된 골세포/조골세포가 파골세포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더불어 줄기세포가 조골세포로 전직하여 정확한 위치로 다가오게 만드는 신호가 바로 TGF-β이며 조골세포로 무럭무럭 크게 하는 신호가 IGF인 점, 그리고 이 두 가지 모두가 파골세포가 길을 내어주며 골조직에서 파낸다는 것도 언급해야 합니다. (bone remodeling 기반 골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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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와 반대로 이베니티는 줄기세포를 찾아가 (윽박지르며) '너 이제부터 조골세포 해라'라는 지시를 내리는 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골 생성 양상도 다릅니다. 이베니티를 맞으면 줄기세포가 있던 곳에 골이 생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골세포와 관련 없이) 줄기세포는 뼈의 외막, 골수와의 접합면, 혈관에 있으므로 이베니티를 맞으면 뼈 표면에 새로 덧붙이는 형태로 골밀도가 증가합니다. (bone modeling 기반 골형성) 그러므로 대부분은 겉에 있는 골, 피질골에서 이득을 보이며, 당연히 이베니티는 고관절 골절을 잘 예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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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요약하자면 포스테오는 군인이 더 많이 필요해진 상황에서 훈련 과정을 줄여 훈련병을 서둘러 정규군에 편성한 것에 가깝고, 이베니티는 원래는 군인이 되지 않았을 인원까지 (예. 여군) ‘너 이제부터 군인이다’라고 만든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베니티가 1년밖에 못 쓰는 이유 중에 파골세포가 캐내어 주는 TGF-β 와 IGF 등이 없다는 점도 있습니다.


https://www.threads.com/@care.about_your.health/post/DWQlmNtgSd1?xmt=AQF0BB1v1zj4XjviJBv2v_E4siQNi8j1JQ8EmRLpARpiOQ




12. 장단점이 명확한 이베니티와 포스테오, 둘은 과연 누가 더 낫다고 평가되고 있을까요? 약간 이베니티에 편파적(?)이긴 하지만, 2017년 이 주제와 관련하여 진행한 연구 논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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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연구자들은 비스포스포네이트(BP) 선행 치료 후 후속치료로써 이베니티와 포스테오간의 우월성을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12개월 후 총 고관절 BMD 변화량이 이베니티 군에서 +2.6% (95% CI 2.2~3.0) 포스테오 군에서는 -0.6% (95% CI –1.0~-0.2)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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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여기까지만 보면 이베니티가 승기를 굳힌 것 같습니다만 사실 정당한 대결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면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선행할 경우 뼈에 BP가 남아 있으므로 파골세포의 자멸이 유발되기 때문입니다. 효과를 발휘하려면 파골세포가 반드시 필요한 포스테오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조건입니다. 즉, 파골세포와 상관없이 줄기세포를 조골세포화 하는 능력이 있는 이베니티가 이길 수밖에 없는 실험이었습니다.


15. 다만, 골 껍질, 피질골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이베니티가 우위에 있고, 속 골, 해면골을 빵빵하게 만드는 데엔 포스테오가 우위에 있다는 사실은 위의 논문에서도 확인됩니다. 그래서 아직 정면대결이 성사된 적은 없습니다만 일단 기본적인 성능 자체는 이베니티가 아주 약간 더 우위에 있다는 게 중론이고, 다만 심혈관 안정성 때문에라도 포스테오가 좀 더 쓰기 편하다는 평가가 다수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16. 한데, 최근 그간 이베니티의 심혈관계 합병증 우려가 과도했을지 모른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환자에게 투여해 보니 이베니티가 포스테오와 비교해서 꼭 합병증을 많이 일으키는 것도 아니라는 것인데요. 2019년에서 3년 동안 이베니티 또는 포스테오 등을 처방받은 40세 이상의 골다공증 환자를 비교해 보니,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한 사람의 수가 이베니티 158명, 포스테오 등 211명으로 되려 포스테오 군이 더 많다는 내용입니다. 여러모로 둘의 정면 승부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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