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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콜레스테롤 저하식 (2)

어떤 음식을 피하고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가?

by 예재호

1. 혈당지수 (GI 지수)는 음식을 먹은 후 혈당이 얼마나 빨리 오르는지를 알려주는 수치입니다. GI 지수가 높은 음식은 빠르게 소화되어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낮은 음식은 천천히 소화되어 혈당을 서서히 상승시킵니다. 당뇨 환자에게만 중요할 줄 알았던 이 GI 지수는 사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고민인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수치입니다.

KOREANFOOD.png 한국 음식에 대한 혈당지수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여전히 서구 지역에 비해 탄수화물을 영양분으로 많이 섭취한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3. 오죽하면 제가 참고한 질병관리청 자료에도 이상지질혈증을 관리하기 위해서 탄수화물과 지방을 덜 먹으라고 하며, 지방보다 먼저 탄수화물을 언급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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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콜레스테롤을 얼마나 많이 만들지를 결정하는 데에는 ‘먹고 흡수된 영양분이 얼마나 남아서 간으로 들어오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영양분의 종류를 가리지 않습니다.)


5. 그래서 비록 지방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탄수화물을 특별히 많이 먹는 경우에는 탄수화물에 대해 먼저 알아보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 생각합니다.




6. 우리가 음식으로 탄수화물을 먹으면 우선 뇌와 근육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운동 중 에너지가 부족할 때 탄수화물(단 것)을 섭취하면, 순간적으로 힘과 집중력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이처럼 탄수화물은 우리 몸이 가장 빠르고 쉽게 에너지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 있는 영양소입니다.


7. 쓰고 남은 탄수화물은 다른 영양분과 마찬가지로 저장을 위해 간으로 가서 전환됩니다. 간은 탄수화물을 넘겨받아 글리코겐이라고 하는 포도당 묶음으로 변환했다가, 자리가 부족해지면 중성지방으로 변환시킵니다. 중성지방은 단위 질량당 가장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효율적인 에너지 창고 역할을 하지만, 과도할 경우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8. 하지만, 쓰고 보니 의문이 생깁니다. 중성지방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긴 하지만, 동맥경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LDL 콜레스테롤이라는 점, LDL 콜레스테롤에는 내일 다룰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훨씬 더 중요한 영양분이라는 점, 마지막으로 중성지방은 콜레스테롤에 포함되지 않는 별개의 물질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fimmu-08-01714-g001.jpg 같은 배에서 나왔지만, 서로 다릅니다.


9. 맞습니다. 중성지방은 콜레스테롤 검사에 들어가 있긴 해도, 사실 콜레스테롤은 아닙니다. 같은 재료 (아세틸 CoA)에서 만들어지는 같은 지질 성분이고, 간에서 만들어져서 배출되다 보니 함께 실려서 혈관을 떠돌아다니는 신세지만 엄연히 하는 일이 다릅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는 중성지방을 반드시 함께 조절해야 하고, 중성지방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0. 먼저 중성지방이 당장의 혈관 손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과도한 중성지방의 생산은 콜레스테롤 생태계를 교란해 결국 혈관성 질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11. 간에서 중성지방을 너무 자주 출하시키면 VLDL에서 슬그머니 LDL이나 HDL에 중성지방을 떠안기는 일이 생깁니다. (콜레스테롤 에스터 전달 단백질-CETP-을 통한 지질 교환 )


12. 일을 마치고 간으로 돌아가 담즙산이 되려고 했던 LDL은, 마치 당직을 서고도 퇴근하지 못하는 전공의처럼 또다시 중성지방을 옮겨야 하는 업무를 떠맡습니다. 그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삐뚤어진) LDL은 크기가 줄어들고, 단단해지고, 산화되기 쉬운 형태가 되어 동맥경화를 더 많이 일으킵니다. (small dense L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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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VLDL로부터 중성지방을 떠안은 HDL 또한 신장에서 제거되기 쉬운 형태로 변해버려 기능도 떨어지고 수치도 감소합니다. 이렇게 중성지방은 LDL과 HDL을 간접적으로 변환시킴으로써 혈관 손상에 관여합니다.


14. 둘째로, 탄수화물을 먹고 오른 혈당 때문에 분비되는 인슐린이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줍니다. 인슐린은 간에서 중성지방의 합성을 늘리게 할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생산하는 공장도 (HMG-CoA 환원효소) 활발하게 만들어서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생산해 내도록 합니다.


15. 그뿐만이 아닙니다. 계속된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상황이 이어져 몸의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 간에서 LDL 재흡수가 줄어듭니다. 이전에 말씀드렸다시피 간은 담즙산을 만들기 위해 혈액 속에 떠다니는 LDL을 흡수하는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데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 LDL 수용체가 감소하여 혈액 중에 다니는 LDL이 늘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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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그래서 GI 지수를 참고하시면 콜레스테롤을 잘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우리가 별생각 없이 먹던 음식 중에는 GI 지수가 상당히 높은 음식들이 있어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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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과당에 대해서 꼭 언급해야 합니다. 포도당은 근육과 뇌에서 에너지원으로라도 쓰이지만, 과당류는 그렇지 못하고 바로 간으로 흡수되어 중성지방으로 만들어져 버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설탕이나 음료수의 액상과당은 중성지방을 특히 많이 올립니다.


18. 탄수화물의 종류도 가려서 드시면 좋습니다. 정제 탄수화물(흰쌀, 설탕, 음료수) 은 인슐린을 더 쉽게 올려서 LDL의 소형화에 더 직접적으로 관여하므로 자연 상태의 곡물, 채소, 과일 등에 들어 있는 복합 탄수화물 (비정제 탄수화물)로 드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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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나는 체중도 많이 나가지 않고, 기름진 것도 싫어하는 데 왜 이리 콜레스테롤이 높은지 모르겠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의 상당수는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 그 이유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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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GI 지수를 참고하시면 콜레스테롤을 잘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조리하는 방법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니 좀 더 꼼꼼하게 찾아보셔야 합니다. ‘아, 내가 이런 음식들을 탄수화물로 많이 먹어서 중성지방이 높아졌고, 결국 LDL 콜레스테롤도 높아진 것이구나.’라는 깨달음을 찾으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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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물론 당부하 지수가 혈당을 높이는 음식에 대한 지수이다 보니 가려서 볼 필요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박은 GI 지수가 72-80으로 높지만, 콜레스테롤에 악영향을 끼친다기보다는 도움이 되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22. 농촌진흥청에서 한국인이 자주 먹는 탄수화물 식품의 혈당지수와 혈당부하지수를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 참고하시면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https://www.rda.go.kr/download_file/act/bookcafe069.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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