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선택과 진짜 행동

주도적이고 독립적인 선택

by 김예지 YeJi Kim

사람은 하루에 35,000번의 선택을 하고 15,000번 이상 눈을 깜박이고, 수만 개의 물체나 시각을 자극한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의 하루는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의 나는 4억 번에 가까운 선택에 의해 이루어져 있고 앞으로 8억 번 이상의 선택을 하며 살게 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날까 조금 더 잘까, 운동을 갈까 말까 하는 단순한 선택부터 인생에 큰 결정을 내리는 선택까지 수도 없는 에너지를 선택하는 데에 쓰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이곳 호주 땅으로 오기까지 총 몇 번의 선택을 했을까. 무의식적인 선택까지 합치면 얼마나 많은 선택을 했을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택은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선택” 이였다는 것이다.

내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없는 지인들, 심지어 가까운 가족들의 생각과 조언조차 내 선택에 어떤 작용도 하지 않았다. 나는 오로지 나를 위한 결정, 나를 위한 선택, 나를 위한 생각에만 몰두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내가 주도적으로 택한 행동들은 내 삶에 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엄마는 내가 공직에서 일하길 원하셨다. 그래서 교대, 사범대, 간호학 등 안정적이고 변수가 없는 학과에 지원하길 바라셨다. 하지만 나는 부모님의 생각과 다른 선택을 했다. 그 길은 내가 살고 싶은 삶이 아니었고 마음에서 어떠한 울림도 없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오빠에게 용기를 내서 고백했던 일도 기억이 난다. 그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그 순간 나는 진심이었고 그와 함께이고 싶어서 했던 선택이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더 예쁘고 수줍게 고백을 하고 싶은 바람이 남아있다.

5년 전 처음으로 혼자서 독립을 시작했을 때, 나 스스로 선택해서 얻은 보금자리에서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잠에 들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것, 더 이상 밖에 나가서 전화를 받거나 조용히 얘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좋아하는 사람을 마음껏 초대할 수 있다는 것. 매일의 일상이 행복 그 자체였다.


이처럼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얻게 되는 가장 큰 효과는 선택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살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곳 호주에 와서 겪고 있는 수많은 감정과 앞으로 겪게 될 많은 일들에 대해서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 수도 없고 필요도 없다. 오로지 내 선택에 의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탓하는 삶은 그만 멈추고 이제부터 나는 오로지 나의 행복과 나의 만족, 나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심긴 곳에서 끝끝내 꽃을 피울 수 있게 꾸준히 자양분을 공급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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