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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Aug 02. 2022

다이어트 콜라 먹음 다이어트 돼? 안돼?

보기만 해도 벌써 시원하네요

기록적 무더위를 매일 갱신 중인 것 같은 날씨다. 밖에 10분만 있어도 땀은 뻘뻘. 후덥지근한 습도 때문에 한번 더 짜증 나고, 얼굴을 연신 찡그리며 재빨리 에어컨이 있는 곳으로 뛰어 들어간다.

이런 날씨에는 시원한 실내에서 시~원한 탄산음료 한잔 하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탄산음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이번 여름에는 자연스럽게 버거에 콜라, 고기에 사이다를 빼놓지 않고 시키게 되었다. 바로 날씨 탓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여름과 비교해서 부쩍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제로/다이어트 콜라/사이다'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식당에서 '제로 콜라 있나요?' 하면 없는 곳들이 참 많았는데, 어디에서나 칼로리 없는 탄산음료쯤은 한두 종류씩 늘 있다. 검색창에 '탄산음료'라고만 쳐도 눈에 띄는 기사들이 '00 음료기업 전년도 대비 40% 증가, 제로 칼로리 제품이 실적 견인을 한 것으로 보아...'인 것 보니 탄산음료 파는 식품기업은 지금이 가장 행복한 때인 것 같다.


그런데, 기업들도 더운 여름에 탄산음료는 먹고 싶고, 살이 찌고 싶지는 않은 우리네의 마음을 잘 아는 걸까.

정말. 제로 탄산음료는 씌어있는 대로 '다이어트(diet)'가 될까?


'제로 콜라'와 '나랑드 사이다 제로'에 사용된 제로 슈거는?

제품 뒤를 돌려보면 재료는 쉽게 찾을 수 있다. 탄산가스, 정제소금, 구연산, 염화칼륨, 젖산 칼슘, 합성향료, 식용색소(캐러멜 E150d). 무슨 미용실이나 실험실에서 볼법한 재료들 뿐이지만, 오늘의 관심은 제로칼로리슈가니까. 두 제품은 감미료로는 동일하게 아스파탐(Aspartame), 아세설팜칼륨(Acesulfame-K), 수크랄로스(sucralose)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보건복지부격인 미국 FDA에서 이미 승인한 6가지 인공감미료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위의 세 개를 포함한 22개 종류를 승인 중입니다.)

승인됐다는 것은 안전하다는 것 아닌가요?

대답은 '네' 혹은 '아니요.' FDA에서 승인해준 카테고리는 '그라스'(GRAS - Generally Recognized as Safe)인데, 말 그래도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쯤으로 해석될 수 있다. 뭔가 조금 책임 회피의 구멍과 불확실성의 냄새가 나지 않는가? 여러 실험을 거쳤지만, 완벽히 확신할 수는 없고, 그래도 포괄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안전하다고 판단해 승인을 내린 것이다. 이 승인이 이루어지면, 식품 제조업자는 이후 추가적 승인 과정 없이 마음대로 제조에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안전하다.' 하지만,


실제로, FDA 승인이 무색해질 만한, 제로 슈가들에 대한 위험성을 보고하는 실험 결과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Cyclamate'라는 감미료는 여전히 유럽, 캐나다 등 국가에 사용이 허용되었지만, 방광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미국 FDA에서는 이미 사용금지 조치를 내렸다(1970). 극단적인 발암유발의 결과를 제외하더라도, 우리의 장내 미생물 환경이 나빠진다던지, 심장병 혹은 신장질환의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던지의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고로, '안전하다'는 주장과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하나로 좁혀지지 않고 있다.


칼로리가 정말 없나요? 혈당을 높이나요?

0칼로리가 맞다! 더 정확하게는, 무시해도 괜찮은 정도의 칼로리가 있다. 이들은 우리 몸에서 대사 되지 않기 때문에, 흡수되는 칼로리는 제로에 가깝다. 또한, 같은 양 대비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기 때문에 설탕을 사용할 때보다 소량만 사용해도 돼서 칼로리가 적은 이유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섭취 후 혈당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결과도 있어서 일부 전문가들은 당뇨환자들에게 설탕 대신 섭취할 것을 권고하기도 한다.

미국 스타벅스 셀프 바에는 항상 제로 슈거들로 채워져 있어요
그럼 먹어도 살이 안 찔까요?

글쎄. 일관된 결과가 계속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못 미덥다.

살이 찐다 VS 살이 안 찐다

'살이 찌지 않는다'는 주장은 대부분 '칼로리가 없다는 점'과 '먹어도 혈당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는데, '살이 찐다는 주장'은 '인슐린 분비가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인슐린은 음식을 섭취할 때 음식이 우리 몸에 저장, 흡수하도록 하여, 우리 몸의 대사활동에 필수적인 호르몬이다. 하지만, 많이 분비되거나, 필요하지 않은 공복 상태에서도 분비가 많으면 '지방을 생성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비만이 된다. 일부 실험 결과에 의하면 수크랄로스(sucralose)는 섭취 전과 비교해 인슐린 농도를 20프로 더 올린다고 보고되고 있다.


보상심리가 생긴다 VS 안 생긴다

열량은 없는데 단맛을 느끼면 뇌는 불완전한 보상을 느꼈다고 생각해서, 식욕과 음식을 향한 욕구가 강해진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연구 결과는 왔다 갔다 하는데, '보상심리가 안 생긴다'라고 발표한 연구들의 약 80%는 식품업체가 후원한 연구들이라고 한다.

당신의 경우는 어떠한가요? 당신은 다이어트 콜라를 먹었다는 이유로 다른 달다구리를 더 쉽게 먹나요? 


FACT: 미국 비만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제로 슈가 섭취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보다 미국은 더 많이 저칼로리 감미료를 사용한다. 쉬운 예로 미국 스타벅스에는 늘 여러 가지 종류의 제로 슈가들이 빨대와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저칼로리 식품 시장도 엄청 크다. 그렇지만 왜 비만율은 제로 슈가 시장의 성장과 섭취 인구가 늘어나는 것과 동일한 속도로 늘어나는 걸까?

당뇨환자에게는 확실히 효과가 있겠죠?

대답은 '네' 혹은 '아니요.' 

혈당을 안 높인다 VS 인슐린을 높인다

당뇨환자들이 조심할 것은 '당'이다. 혈당 조절이 중요하기 때문에 혈당을 높이는 탄수화물, 설탕은 제한하는 식단이 필요하다.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제로 슈거는 혈당을 '안 높인다'는 쪽이 우세한 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당뇨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인슐린 농도는 높인다. 인슐린이 높아지면, 비만이 유발되고, 비만은 당뇨 발병에 아주 막강한 영향을 준다. 또 인슐린이 높은 농도로 유지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데 결국 이것은, 혈당을 높이게 된다.


제로 슈가 탄산음료 마셔도 되나요?

대답은 '당신의 선택입니다.'

제로 슈가에 대해서는 안전성의 문제와 살이 찌지 않는가에 대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안전하지 않다는 분명한 증거가 아직 없고, 살이 찌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설탕에 비해 칼로리가 없다는 점과 혈당을 높이지 않는다는 점에는 분명한 근거들이 있다. 

결론적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광고 메시지들은 어느 정도 정당성 있는 주장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공장에서 화학물질들을 이리저리 조합하다가 '단맛'이 나는 화학물질을 발견했다. 그리고 조사를 해보니 먹어도 죽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사용해도 좋다?


먹으려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어린이, 임산부, 수유부, 편두통, 간질 환자들은 먹지 않는다

보통 이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은 먹는 것을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는 대부분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만 조사한 것인데, 이들은 '건강한 성인'과 다른 조건들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호르몬 조절 방법, 신진대사, 외부 물질에 대한 반응 등이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쉬운 예로 어린이들은 몸무게 대비 섭취량이 성인보다 훨씬 크다. 그래서 같은 양을 먹더라도 받아들이는 양이 훨씬 크다. 이 밖에, 임산부 대상 제로 슈가 안전성 실험에서 조산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고, 편두통 환자들에게 두통 유발 위험을 더 높인다는 결과도 있다. 이 연구가 얼마나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랬다는 보고가 있다' 정도로 기억할 필요는 있다.


제로 슈가를 먹되 장점과 단점 모두 기억한다

"다이어트 콜라/사이다는 칼로리 섭취를 줄여주지만, 체중 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불분명하고 여전히 더 많은 근거가 필요합니다."


일일 섭취허용량에 따르면 성인이 제로콜라 40병을 마셔도 괜찮지만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설정한 기준이다. 일일 섭취허용량은 사람이 평생 섭취해도 위해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기준치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40병을 마셔도 기준치 이하이지만, 앞서서 언급한 '승인됐다는 것은 안전하다는 것 아닌가요?'의 답변을 다시 참고하고 판단하기를 바란다.


더운 여름이니까 아무래도 시원한 탄산이 당깁니다.

"제로 콜라주세요!"

당신이 제로콜라를 마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1. 제로 콜라가 일반 콜라보다 맛있게 느껴져서

2. 다이어트 중이지만 길티 프리 (guilty free), 죄책감을 덜려고


심리적 죄책감만을 덜기 위해서라면 2번은 확실히 좋은 방법 같습니다.

사실인지는....

글쎄..?


알고서도 제로 콜라 마시는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하하하





참고자료

- Shahriar, Shayan et al. “Aspartame, acesulfame K and sucralose- influence on the metabolism of Escherichia coli.” Metabolism open vol. 8 100072. 4 Dec. 2020, doi:10.1016/j.metop.2020.100072

- Qurrat-ul-Ain, and Sohaib Ahmed Khan. “Artificial sweeteners: safe or unsafe?.” JPMA. The Journal of the Pakistan Medical Association vol. 65,2 (2015): 225-7.

- Yang, Qing. “Gain weight by "going diet?" Artificial sweeteners and the neurobiology of sugar cravings: Neuroscience 2010.” The Yale journal of biology and medicine vol. 83,2 (2010): 101-8.

- 사진 출처: https://stories.starbucks.com/stories/2016/starbucks-offers-nature-sw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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