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명절 편하게 살자
#1. 친할머니(4)
명절을 2주 앞둔 시점부터 할머니한테 꾸준히 전화가 왔다. 그렇게 쌓인 부재중 전화 네 통. 이젠 바빴다는 말을 핑계로 쓸 수 없어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
#2 고부싸움에 새우등 꿰멘다
엄마와 할머니는 재작년을 기점으로 완벽히 멀어졌다. 엄마는 연락을 취하지 않고, 할머니 역시 엄마한테 연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한테는 연락을 주신다. 늙으니 가족이 보고 싶다고 하신다. 엄마도 나는 할머니 손녀니까 연락드리라고 한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둘 사이에 나는 각자의 입장을 들어줘야 했다. 내 등을 꿰메가면서.
#3. 악착같이 살아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
할머니는 강한 사람이었다. 지금도 강하지만 과거에는 더 강했다. 미웠다. 자식들 앞에서 엄마를 한없이 낮추는 사람. 자신의 아들은 한없이 높이는 사람. 팔이 너무 안으로 굽어서 그게 자식들에게 반감을 일으키는 줄은 또 몰랐던 사람. 인생의 정답이 남의 시선이었던 사람. 그리고 자신만이 정답인 사람. 그렇게 자식들, 자손들까지도 자신이 만든 정답대로 살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공부를 못하는 게 죄였고, 무슨 대학과 어디 직장, 직업이 누구보다 중요했던 그 집. 인생 내내 그 집에서 떳떳함이 없었던 나는 30살이 되어서야 그 시선에서 자유로워졌다. 이제 어떻게 생각하든 전혀 상관이 없다. 악착같이 안 살아도 각자는 훌륭해요 할머니!!
#4. 가족이 뭔지
그런 할머니가 나이가 들어간다. 감정적이고 약해지는 할머니를 보면 세월을 실감하게 된다. 할머니는 손녀 셋 중 나한테만 연락을 하신다. 받아줄 사람을 귀신같이 아는 할머니. 대체 가족이 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품어야 하는 게 가족인 건지. 나는 어떻게 해야 마음이 편할는지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복잡한 세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주는 가족. 참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