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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Dec 12. 2020

많이 읽고 많이 써라

[유혹하는 글쓰기] by 스티브 킹

[유혹하는 글쓰기]는 영화 [미저리], [쇼생크의 탈출]의 원작자 스티브 킹이 쓴 책이다. [미저리]는 갑갑하고 무서웠다. 악몽 같은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영화를 보는 내내 꿈속에서 손과 발을 마음대로 못 움직일 때의 그 느낌이었다. [쇼생크의 탈출]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나는 존재감 없이 살아온 사람이라 영화 속 주인공의 범접할 수 없는 포스(아우라)를 사랑한다. 이 영화에서 내가 좋아하는 3가지 장면이 있다.


첫 번째 장면은 아내를 살해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온 주인공이 그곳에서 온갖 시련(?)을 당한다. 은행원이었던 주인공은 어느 날 우연히 간수들의 세금 탈세를 도와주었다. 그 대가로 주인공은 그들에게 시원한 맥주를 달라고 했다. 저녁노을이 지는 옥상에서 동료들이 맥주를 마시는 장면을 주인공은 그저 바라만 본다. 그때 주인공의 미소에서 난 포스(아우라)를 느꼈다.


두 번째 장면은 주인공이 교도소 안에 ‘피가로의 결혼’을 틀었을 때이다. 세금 탈세는 판이 커져 간수는 물론 교도소장의 탈세 작업까지 맞게 된 주인공은 서서히 주도권을 잡게 된다. 그는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자면 선을 넘어버린다. 주인공은 간수의 의자에 걸터앉아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모차르트 음악을 들었다.  물리적으로 갇혀 있지만 어느 누구도 정신은 가둘 수 없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


세 번째 장면은 교도소에서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출소 후 주인공과 해변에서 만나는 장면이다. 그 친구는 교도소 안에서 주인공을 도와준 인물이다. 난 의리 있는 사람이 좋다. 해피엔딩도 좋다.


“많이 읽고 많이 써라! “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써야 한다고 한다. 많이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 유시민 작가도 [대통령의 글쓰기]의 강원국 작가도 모두 이렇게 말한다. 헤밍웨이나 헤르만 헤세와 같은 위대한 작가가 되려면 재능을 타고나야 되는 게 맞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위대한 작가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겠지만 글 쓰는 목적이 위대한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는 즐거움, 글을 쓰는 즐거움을 놓치고 싶지 않다.


“지름길은 없다.”

이 말은 만고의 진리다. 요리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다. 나는 영어공부 비법만 공부한 지 십 년이 넘는다. 난 실천하지 않았고 영어를 못한다. 실행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글쓰기에도 비법은 없다. 읽고 쓰는 일이 생활이 되어야 한다. 임계점을 넘어야 한다.


작가는 자신만의 글쓰기 연장통 안에는 어휘라는 연장, 문법이라는 연장을 넣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휘력은 사전을 외우라는 말은 아니며 책을 많이 읽으면 저절로 해결된다고 한다. 어렵고 멋 부린 어휘를 사용하려고 하지 말고 쉬운 말로 하라고 한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도 줄곧 나오는 말이다. 글쓰기도 말하듯이 하라고 한다. 유시민은 초고를 수정할 때 소리 내어 읽어 보고 말하듯이 문장을 고친다고 한다. YJ박진영도 노래도 평상시 말하듯이 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 단 쉬운 어휘로 쓰되 적절한 단어를 써야 한다.

문법에 맞는 문장으로 글을 써야 한다. 항상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유시민 작가도 수동태 문장을 피하라고 한다. [우리글 바로 쓰기]의 이오덕 선생님(작가)은 수동태, 피동 형태의 문장은 될 수 있으면 쓰지 말라고 한다. 일제시대에 잘못 써 오던 것들을 고쳐야 한다고 한다. 이게 쉽지가 않다. 나도 수동태의 글을 여전히 많이 쓰고 있다.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부사는 특정한 경우 외에는 쓰지 말라고 한다. 작가에게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알았지? ‘글을 쓰면서도 내 의견이 남들에게 좀 편협하거나 이상하게 비치면 어떡하지?’ 이런 마음이 깔려 있던 것 같다. 내 의견은 없으며 그저 모두에게 잘 보이려고만 했나 보다. 난 의식하지 못했지만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바로 알았다. 부사 뒤에 숨어서 어떤 비난도 받지 않으려고 애썼다는 것을...


“한편 부사를 많이 쓰는 작가는 대게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자신이 없다. 자신의 논점이나 어떤 심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150P


독서를 통해 다양한 문체를 경험할 수 있으며 폭넓은 독서를 하면서 자신의 작품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한다.


“여러분이 정말 독서와 창작을 좋아하고 또한 적성에도 맞는다면, 내가 권하는 정력적인 독서 및 창작 계획도 – 날마다 4~6시간- 별로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아마 여러분 중에는 벌써 실천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여러분이 누군가에게서 그렇게 마음껏 책을 읽고 글을 써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싶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내 허락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182p


매일 쓰기. 하루에 1천 단어. 육체적인 운동을 할 때처럼 매일 1천 단어 정도 글을 쓰라고 한다. 스티킹은 2천 단어 분량의 글을 매일 쓴다고 한다. 될 수 있으면 자신만의 장소를 만들거나 찾아서 쓰면 좋다. 무엇에 대해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쓰고 싶은 것은 뭐든지 된다. 단 진실만을 말해라!” 진실하지 않은 문장은 힘을 잃는다.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도 풍요롭게 해 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

- 중략 -  허가증이랄까.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여러분도 해야 한다는, 그리고 시작할 용기만 있다면 여러분도 해내게 될 것이라는 나의 장담이다. 글쓰기는 마술과 같다. 창조적인 예술이 모두 그렇듯이, 생명수와도 같다. 이 물은 공짜다. 그러니 마음껏 마셔도 좋다.

-332p


이 책을 읽고 작가 말대로 허가증을 받은 기분이다.


<사진 출처_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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