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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May 17. 2021

행복의 비밀

기름 두 방울 안 흘리고세상 구경하기

어떤 상인이 행복의 비밀을 배워오라며 아들을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현자에게 보낸다. 


현자가 살고 있는 저택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는 식탁들.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현자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젊은이의 차례가 되었다. 젊은이는 현자에게 행복의 비밀을 알려달라고 했다. 현자는 답변 대신 젊은이에게 자신의 저택을 구경하고 두 시간 후에 오라고 했다. 


단, 기름 두 방울이 담긴 찻숟가락을 건넸고, 걸어 다니는 동안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젊은이는 찻숟가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두 시간 후 현자는 젊은이에게 자신의 집에서 본 것들에 대해 물었다. 젊은이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현자는 자신의 저택에 있는 것들을 잘 살피고 오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신용할 수 없다고. 젊은이는 다시 찻숟가락을 들고 저택을 다니며 구경했다. 생전 처음 보는 양탄자며, 집안에 있는 화려한 예술품들을 보았다. 다시 현자를 찾은 젊은이는 자신이 본 것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현자는 물었다. “내가 맡긴 기름 두 방울은 어디로 갔소?”

젊은이의 숟가락에는 기름이 흘러 없어진 뒤였다. 

현자는 “ 내가 그대에게 줄 가르침은 이것뿐이오.”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소.” 


위의 이야기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60p~62p의 내용을 각색한 것이다.


행복의 비밀에 대한 짧고도 명료한 이야기이다. 이 대목은 주인공 산티아고가 만난 늙은 왕이 들려준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 이야기이다. 


행복의 비밀


여기서 찻숟가락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은 각자의 의무와 책임, 혹 매일의 걱정 같은 게 아닐까?

우리는 일상을 근근이 살아 내느라 주위의 아름다운 것들을 볼 새도 느낄 새도 없다. 우리는 매일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로 인한 걱정, 불안은 늘 따라다닌다. 걱정하면서. 이것만 해결되면 나아지겠지. 그러다가 해결되면 좀 행복한 듯싶다가. 또 다른 것들이 이름만 바뀐 채 내 앞에 와 있다.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은 힘들다. 

젊은이가 든 찻숟가락의 기름방울처럼. 

사랑하는 사람들, 친구, 이웃, 조국, 세상 사람들, 동물들과 풀들...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보더라도 중요한 것들을 잊고서는 삶의 의미가 옅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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