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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Jul 18. 2021

휴가 중

회사 가지 않는 월요일

이번 주 월요일부터 휴가다. 


일요일 저녁이면 월요병에 시달렸는데. 확실히 오늘은 그 증세가 없다. 자꾸 입꼬리가 올라간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이 제한적이지만, 회사를 안 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천국이다. 회사를 안 다닐 때는 회사에 다니고 싶고 회사를 다니면 회사 가기가 싫다. 중간이 없다. 이번 휴가는 미친 척하고 5일을 냈다.


내일 차 안에서 들을 음악을 고르고 있다.


 90년 발라드곡을 듣고 있다. 노래는 그 시절로 나를 이끈다. 이승환 노래를 들으면 첫사랑이 떠오른다. 첫사랑은 짝사랑이었다. 짝사랑의 아픔도 이렇게 시간이 훌쩍 지난 뒤 돌아보면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그때는 많이 아팠던 것 같은데. 이별노래 가사는 모두 내 이야기 같았던 시절이었다.


이십 대의 사랑은 순수하다. 처음 느끼는 설렘들. 안타까움. 그리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느껴 보는 감정.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는 벅찬 순간들. 간절히 사랑받고 싶은 욕망. 두려움. 거절의 아픔. 반쪽 사랑의 슬픔. 온전하지 않은 결핍.


 첫사랑은   선배였다. 마른 체구의 경상도 사투리를 썼다.  선배는 좋은 사람이었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그런 유쾌한 사람.  기억엔 그렇다.  선배는 옷차림 같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선배가 있는 동아리에 들어갔다.  선배와 우연히라도 마주치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그저 먼발치에서 그를 바라만 보아도 좋았다.


짝사랑은 혼자서 하는 사랑이다. 그러니 진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혼자만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환상일지도. 사진첩을 뒤지다 선배 사진이 나왔다. 선배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가끔 궁금하다. 동창모임에 한번 나가볼까 생각한 적이 있다. 다른 동창에게 물어보니  선배는 지방에 살고 있어 모임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선배가 동창모임에 나온다면 나도 한번   생각이다.


가끔 누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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