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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Jul 27. 2021

해탈은 어떤 느낌일까?

[싯다르타]_헤르만 헤세

잠시 동안의 마비는 소몰이꾼도 여인숙에서 쌀막걸리 몇 사발이나 잘 발효한 야자유를 마시고 취하면 겪는 일이네. 그런 사람도 취하면 자기 자신의 자아를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며, 인생의 고통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며, 결국 잠시 마비 상태를 겪게 되네. 그 사람은, 쌀막걸리 사발 위에 곯아 떨 아진 상태로, 싯다르타와 고빈다가 기나긴 수행 과정을 거친 후에야 자신들의 육신으로부터 빠져나올 경구 도달하게 되는 경지, 그러니까 비아의 상태에  잠시 머무르는 경지와 똑같은 그런 경지에 도달해 있다는 이야기야. 고빈다. 그게 그렇다구._32p


술을 마시면 뇌가 잠시 마비가 된다. 불안도 걱정도 일시적으로 멈추는 듯싶다. 자아의 고통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 인생의 고통을 잊는 것, 그것 조차 무의미함을 깨닫는 것이 해탈이라고 한다면, 그런 경지를 느낄 수 있는 행위가 술을 마신 후 겪는 일시적 마비상태일 거라고 싯다르타가 친구 고빈다에게 말하고 있다. 물론 진정한 해탈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잠시 동안의 그런 마비 상태가 내가 겪어 보지 못할 ‘해탈’이라는 경지라는 인식에 근접한 느낌이지 않을까. 감히 짐작해 본다.


술을 마시는 이유는 세상살이의 고통을 잠시 달래고자 함일 것이다. 술을 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처_[싯다르타]_헤르만 헤세/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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