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타이머
시간은 상대적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우린 이미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휴일이 있는가 하면 하루 종일 기다리는 퇴근 시간이 있다. 시간은 쪼갤수록 길어진다.
몇 달 전 타임 타이머를 샀다. 한 시간 단위로 설정해서 쓸 수 있는 아날로그 방식이다. 시간을 시각화한 물건이다. 그리 특별할 것도 없어 보인다. 이미 우리 손 안에는 스마트폰이 있으니. 언제 어디서든 타이머를 사용할 수 있다.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겉모양은 아날로그 방식이지만 실재로는 디지털 타이머다. 째깍대는 소리는 나지 않는다. 시간을 맞춰 놓으면 타이머가 울린다. 무음 설정도 가능하다. 몇 달간 사용해 본 결과로는 대만족이다. 타임 타이머는 주로 독서할 때 사용한다. 나름 성취감도 있다. 미션을 클리어 한 기분이랄까. 추가 시간을 더하면 목표 추가 달성을 한 기분은 덤이다. 타임 타이머는 대부분 책을 읽을 때 사용하지만. 다른 일을 할 때도 이용한다. 집 청소 한 시간, 반찬 만들기 한 시간 등등. 한 시간 혹은 30분 단위로 설정을 하는데. 데드라인이 있어 나름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철저하게 하루 모든 신간을 타이머로 맞춰 놓고 생활하지는 않는다.
타임 타이머를 사용 후 느낀 점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유튜브 시청시간이 너무 길다. 별생각 없이 몇 개의 추천 동영상을 연이어 본다. 한편에 기껏해야 10분 안 팍의 것들인데, 정신이 들었을 때는 이미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할 일 목록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 동영상은 마약이다. 멈출 수 없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눈과 마음이 즐겁다. 순간의 기쁨일 뿐인데.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시간을 시각화하는 일은 괜찮은 방법이다.
간단한 장치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이제 남은 건 유튜브와의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