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팔이
뭔가 잘못 된 기분이다.
알람 소리에 잠을 깬다. 눈꺼풀은 무겁다. 의식이 생기면서 한숨부터 나온다. 쳇바퀴 속 일상이 또 다시 반복된다. 아무리 긍정적인 생각을 끌어모아도 부질없다. 내 인생을 의심하는 순간 더욱 삶은 고통스럽다. 이 삶이 맞는 걸까? 의심은 분노가 된다. 불합리한 것들만 머리속에 가득하다. 이런 기분이라면 하루를 살아내는 일이 힘들다. 긍정의 마인드를 불러올만한 구절이나 명언을 떠올려 본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선 안되다고 한다. 내 감정은 잘못된 걸까. 어디부터 어긋나 버린걸까. 냉동실에서 모닝빵 두개를 꺼내 전자레인지에 데운다. 정신을 차리려면 커피가 필요하다. 원두를 갈고 템퍼에 한가득 넣는다. 커피머신을 예열하고 커피를 내린다.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마음을 추스려 본다.
지금 읽고 있는 책 [부의 추월차선_언스크립티드]에서 나오는 ‘시간팔이’라는 단어가 오늘따라 가슴에 박힌다.
우리는 시간팔이 노동자다. 인생은 시간으로 이뤄졌다. 살기 위해 노동력을 판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극단적인가?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행복한 거라고 배웠다. 그렇게 나는 알고 있었다. 지금은 의문이 든다. 저자는 사람들이 선택한 삶의 노선을 세가지로 나누고 있다. 인도, 서행차선, 추월차선 이렇게 3가지의 길이다. 부자가 되려고 하는 이유는 단지 돈이라는 물질이 목적이 아니다. 자유다. 해방. 원하지 않는 노동으로부터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솔직해지자. 우린 다른 이유로 자아성취라는 이름으로 미화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자유롭고 싶어서가 아닐까. 물질적 제약으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책은 부를 얻으려면 노동을 팔아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의사든, 변호사든, 결국 시간팔이 노동자이다. 자신의 가치 판단받는 사회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단지 자신의 가치를 올리고 그에 따른 생산자가 된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 즉 기업가가 되라고 한다. 시간을 담보로 하는 노동, 복리라는 마법상자에 인생을 허비하는 일을 경계하라고 한다. 그저 성실하게 모범시민으로 사는 게 정답이 아니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럼 모두 뛰쳐나와 사업을 해야 하나? 저자는 사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스스로 부의 가치를 재생산하는 자가 되어야 부의 추월차선에 올라탈 수 있다고 한다.
당신을 노예로 만드는 각본에서 탈출하라.
삶, 자유 그리고 기업가 정신을 펜으로 삼아 조작된 각본을 새롭게 쓰라.
인생의 황혼이 찾아와서 타임머신을 꿈꾸게 될 때를 기다리지 마라.
지금 이 순간에 존재 하라. -엠제이 드마코
저자가 부의 추월차선으로 가기위해 제시한 방법 6가지
하나. 머니 시스템 : 이자, 배당(월별, 분기별 지급)
둘. 디지털 제품 시스템 : 전자책, mp3오디오북, 유튜브 비디고, pdf보고서
셋. 소프트웨어 인터넷 시스템 : 포럼(월정 회비 수익, 후원 수익)
넷. 제품 시스템 : 종이책, 오디오북
다섯. 대여 시스템 : 부동산 대여(에어 비앤비), 주차 공간, 라이선싱
여섯. 인적 자원 시스템 : 식당(프랜차이즈)
결론은 간단하다. 돈이 돈을 벌게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월급쟁이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위의 방법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들이다. 매번 망설이다가 실행하지 않는 것들일뿐. 뭐 하나 쉬워 보이는 것들도 없다. 요즘 유행하는 오징어 게임에서 나오는 일남 할아버지의 말을 빌리자면, 돈 버는 일이 그리 쉬운가 말이다. 화가가 되고 싶지만 그림 실력이 안되고 작가가 되고 싶지만 글 실력이 안되고 기업가를 꿈꾸지만 아이디어와 돈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다시 도돌이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을 따라 직장을 때려치우고 당장 사업가로서 모험을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그 놈의 현실 운운하면서 징징대는 일도 그만하고 싶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이자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통장으로 바꾸기. 글 꾸준히 쓰기. 다른 것들은 아직 엄두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