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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Sep 22. 2021

남 눈치는 이제 그만

내(개)똥 철학2

오늘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카페에 와 있다. 테니스장에 가려면 집에서 차를 타고 15분 정도를 가야 한다. 평일에는 회사를 마치고 화요일 목요일에 강습을 받는다. 테니스 주차장 맞은편으로 하천을 끼고 카페 불빛이 보인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카페다. 밤에 보이는 카페는 다른 세상의 것처럼 보인다. 언젠가 한 번가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오늘이 그날이다. 먼발치에서 봤던 그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상상과 현실은 늘 다르다. 어두운 밤에 불빛을 내뿜는 카페를 보면 매혹적이지까지 하다. 내가 사는 곳은 시골이다. 밤이 되면 도로에 있는 가로등과 자동차 전조등 그리고 듬성하게 자리 잡은 가게 불빛 정도다. 지금은 낮이다. 그래서 그런가? 내가 테니스장에서 봤던 그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카페 놀이를 하니 좋다. 구석자리를 잡았다. 노트북도 챙겨 왔다. 글을 안 쓴지도 백 만년이 된 것 같다.


책도 3권이나 챙겨 왔다. 카페 안은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소리가 울린다. [부의 추월차선]의 작가의 두 번째 책 [언 스크립트], [박곰희의 투자 법], [딥 워크] 이렇게 3권이다. 어떤 책이 땡 길 지 몰라 이것저것 챙겨 왔다. 불안 증 환자 같다. 돈에 관한 책을 읽는 내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신경이 쓰인다. 집을 나오기 전에 북커버가 있어 찾아봤는데 안 맞는다. 너무 작아서 시집에나 맞을 듯싶다. 이런 신경을 쓰는 내가 안쓰럽다. 좋게 말해 안쓰럽다는 표현인 거고. 짜증이 난다. 카페에 있는 사람 어느 누구도 나를 눈여겨보지도 않을 것이다. 아무튼 여전히 난 애어른이다. 남의 시선쯤 아무렇지 않아야 하는 나이인데. 여전히 그렇지 못하다. 


내(개) 똥 철학 2

하나.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자. 

내가 이 카페에 왔다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둘. 그냥 못나 보여도. 속물로 보여도 괜찮다. 

사실이니까. 

셋. 나만의 속도로 가자. 

어차피 흉내 내는 것들은 시간 낭비다. 자신과 맞지 않는 실행하지 않는 명언들은 부질없다.


글쓰기는 매일 A4 한 장씩을 글을 쓰려고 했는데... 그냥 몇 달이 지나버렸다.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작가가 되고 싶다고? 왜? 내 꿈이 맞는 걸까? 사실 작가가 되지 않아도 좋다. 글을 쓰는 일은 힘들지만 즐겁다. ‘즐겁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가까운 느낌이다.


[사진출처_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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