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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Nov 02. 2021

글 쓰는 일은 무술 연마하는 일과 같다.

글 쓰기, 테니스, 무술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일이 힘들어질 때.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일은 일기와  다르다. 그래서 좋았다. 단번에 멋진 글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도 안다. 욕심이 문제다. 모든 일은 성장통을 겪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야 한다. 이런 고민이 성장통 일지. 그저 나태에 대한 변명일지도 시간이 알려 줄 것이다.


나를 위해 글을 쓰지만 글은 타인을 향한다. 내 생각이지만 남에게 좋게 보이려고. 혹 내 말이 맞다고 설득하려고 애쓴다. 나도 모르게 그러고 있다. 출간 작가도 아니면서 뭐 그리 대단한 글을 쓴다고 유난을 떠냐고 한다면, 뭐 할 말은 없다. 그렇기도 하니까. 그동안 브런치에는 글을 쓰지 않았지만 일기를 쓰고, 아들에게 편지를 썼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다. 긴장감은 없다. 타인을 향해 있을 때 글은 긴장감을 갖게 된다. 그 긴장감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그 무언가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일기는 정신 밑바닥까지 드러낼 수 있다. 타인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것들. 생 날것의 글이다. 날것의 글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 날것의 글을 나만의 방식으로 써야 한다. 또  비장해진다.(풋)


테니스를 배운 지 3개월이 지나 4개월 차가 되었다. 무술을 연마하는 기분이다. 몸에 힘을 빼고 몸의 회전을 이용해 정확한 타이밍에 공을 맞추면 된다. 말은 참 쉽다. 글쓰기도 인생도 테니스도 모두 닮았다. 뭐하나 쉬운 게 없다.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테니스채를 손에 쥐고 야구를 하고 있다. 야구의 원리와 같긴 하다. 홈런만 안친다면. 힘을 뺀다는 말을 이해는 하지만 몸은 알아듣지 못한다. 몸이 알아듣게 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인내, 고통, 노력이 있어야 그제야 몸과 뇌가 연결이 된다.


글쓰기도 힘을 빼야 한다. 타인을 향한 나의 글이지만 나답게 그저 묵묵하게 써야 한다. 그래도  ‘요만큼 했으면 요만큼은 술술 돼야 하지 않나? ‘ 하는 마음이 든다. 테니스도 그렇다. 코치가 시범을 보일    동작이 쉬워 보인다. 몸과 손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다. ‘시간이 가도 저렇게 안되면 어떡하지?’ 가끔 이런 걱정도 든다. 테니스는 코치가 있으니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 가면서   있다. 글쓰기는 어떻게 스스로 피드백을 해야할 지 고민이다. 테니스는 레슨  시간에도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운동이라는 영역이라  정직하게 행동에 따른 결과가 반영되는  같다. 공이 손에 익어야 공을 다룰  있다. 그러려면 공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일명 ‘벽치기라고 하는데, 벽에 공을 때리는 연습이다. 자신의 힘의 따라 공이 위아래, 약하게 강하게 오간다. 자신이 벽에  공이지만 가늠하기가 어렵다. 초보자에게는 벽치기가 그렇게 녹녹지 않다. 공이 살아서 도망 다니는 느낌이다. (ㅎㅎ)


글쓰기는 혼자 하는 일이다. 인생처럼. 브런치의 좋아요와 구독자 수를 보면 맛집이 떠오른다. 맛없는 음식점을 가게 되면 다시는 안 가게 되듯이 글도 그렇게 외면을 받는다. 맛없는 음식점은 맛을 내기 위해 매일 청소를 하고, 음식 연습을 하고,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어느 날 맛있는 음식을 맛본 사람이 생긴다면, 그제야 맛집이 될 것이다. 헤밍웨이는 그의 자서전에서 독자가 없는 작가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독자가 있어야 작가가 있다. 직설적이어서 더 뼈 아프다. ‘글도 힘을 빼고 내공이 쌓이는 날이 오겠지?’ 오늘은 여기까지만 생각해야겠다.


무술을 배우 듯 글을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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