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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Feb 16. 2021

효율적인 이타주의란?

[냉정한 이타주의자]_윌리엄 맥어스킬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아프리카의 많은 곳은 여전히 식수 문제를 겪고 있다. 남아프리카인이었던 트레버 필드는 1955년, 플레이 펌프(playpump) 1호를 남아프리카에 설치했다. 이후로 광고주를 확보해 2000년대에는 50대가 되었다. 이름에서처럼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노는 회전놀이기구인 '뺑뺑이'에 펌프기능을 넣은 것이다. 회전력으로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원리다.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놀이도 되고 물도 긷고. 일석이조였다. 트레버 필드는 이것으로 여러 상도 받았다. 타임지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뛰어난 혁신'으로 평가했다. 플레이펌프인터내셜을 통해 2009년까지 남아프리카, 모잠비크 등 1800대를 설치했다.


아이디어 하나로 열악한 환경을 단번에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안타깝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나쁜 결과를 낳았다. 이 플레이 펌프는 아이들의 놀이기구가 되지 못했다. 펌프 돌리는 일은 결국엔 여자들의 몫이 되었고 여자들도 이 일을 즐거워하지 않았다. 놀이기구처럼 작동하지 않았으며 노동이 되었다. 원래 수동 펌프가 낫다고 했다. 수동 펌프와는 달리 부품이 금속이라 고장 나도 주민들이 고칠 수도 없었다. 가격도 비쌌다. 이런 것들이 알려지면서 플레이 펌프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만들어졌다. 기존의 프레이 펌프 미국 지부는 폐업을 하게 되었고, 후원자들도 사업 실패를 인정했다.



어떤 일을 할 때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잘해야 한다. 앞뒤 맥락을 잘 살 펴야 한다. 대개 누군가를 돕는 일은 이런 오류에 빠지기 쉽다. 봉사를 하면 타인보다는 자기 자신이 힐링된다는 말이 있듯이 자기만족적인 행위만으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책에서 의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의대를 졸업하고 아프리카에 직접 가서 일하는 것과 뉴욕에서 의사생활을 하면서 기부를 하는 경우, 과연 어떤 행동이 더 많은 생명을 구할까?


사람 사는 세상이 수학적 계산처럼 효율(?)만 따지는 것이 좀 비인간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내가 아니라 세상이 좋아져야 한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좋은 의도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하더라도 때로는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뜨겁기만 한 열정은 위험할 수 있다.


<출처: 냉정한 이타주의자_윌리엄 맥어스킬/출판사:부키>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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