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공화국 6 - 서천꽃밭 달문moon
오랜만에 빈 고향집에 돌아왔다
빈터에 꽃을 심다가 허리를 폈다
깨벅쟁이 친구 어머니가
감나무 아래 샘터에서 목욕을 하고 계신다
어머니와 친구는 오래전 흙이 되어
등목을 할 수 없다
나의 등과 친구 어머니 등에 손이 닿지 않는다
가만히 다시 내려다보니
내가 심은 꽃들이 등을 내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뼈만 남은 저 감나무 말벗이라도 되어야겠다
1988년 <문학사상> 신인발굴,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땅의 뿌리><잠시 머물다 가는 지상에서><길 끝에 서 있는 길><꿈섬><우리들의 고향><서천꽃밭 달문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