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섣달 지나고 입춘이 코앞이다
아픈 삶을 지나고 죽음이 코앞이다
죽음 앞에서 비로소 길이 보인다
머지않은 세월 지나면
아픈 장기는 새로운 장기로 교체될 수 있으리라
기계의 부품을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하듯이
사람들은 이제 앞으로
손이 아프면 새로운 손으로 바꾸고
심장이 아프면 새로운 심장으로 바꿀 수 있으리라
그렇게 인간들은 이제 앞으로
영원히 죽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뇌까지 자유롭게 바꿀 수 있을까
인공뇌로 바꿀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나와 새로운 나는
같은 사람이라고 말을 할 수 있을까
너무나 배가 고픈 좀비들의 세상에서
생명의 숲으로 가는 길을 찾아서
나는 오늘도 이렇게 옹달샘의 물소리로 흐른다
흐르다가 문득 하늘을 바라보니
수선화와 복수초와 매화꽃들이
펑펑펑 울음을 토하며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