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서천꽃밭

입춘 무렵

by 강산



입춘 무렵




동지섣달 지나고 입춘이 코앞이다

아픈 삶을 지나고 죽음이 코앞이다

죽음 앞에서 비로소 길이 보인다


머지않은 세월 지나면

아픈 장기는 새로운 장기로 교체될 수 있으리라

기계의 부품을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하듯이


사람들은 이제 앞으로

손이 아프면 새로운 손으로 바꾸고

심장이 아프면 새로운 심장으로 바꿀 수 있으리라


그렇게 인간들은 이제 앞으로

영원히 죽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뇌까지 자유롭게 바꿀 수 있을까


인공뇌로 바꿀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나와 새로운 나는

같은 사람이라고 말을 할 수 있을까


너무나 배가 고픈 좀비들의 세상에서

생명의 숲으로 가는 길을 찾아서

나는 오늘도 이렇게 옹달샘의 물소리로 흐른다


흐르다가 문득 하늘을 바라보니

수선화와 복수초와 매화꽃들이

펑펑펑 울음을 토하며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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