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천꽃밭

심재산방

이어도공화국 6 - 서천꽃밭 달문moon

by 강산



심재산방




심재산방에서 보니

나와 식물이 하나로 보인다

마음을 굶겨보니

몸의 속까지 다 보인다

나무의 뿌리는 땅 속에 있고

사람의 뿌리는 가슴 속에 있다

나무의 뿌리는 머리카락처럼 무성하고

사람의 뿌리는 알뿌리처럼 둥그렇다

알뿌리 같은 심장이 땅에 묻혀도

나의 가슴에는 피가 잘 돌아

나의 생각은 나무처럼 무성하게 잘 자랄 것만 같다

너덜너덜한 대동맥판막, 망가진 심장도

땅 속에서는 뿌리를 잘 내릴 것만 같다


좌망정에 앉으니

계곡에 숨겨놓은 배도 보이고

늪에 감추어둔 그물도 보인다

월라봉에서 날아오는 학의 긴 다리도 보이고

바다로 날아가는 오리의 짧은 다리도 보인다

산방산에 눌러앉은 구름도 보이고

강정으로 실려 가는 마징가 같은 케이슨도 보인다

심재산방 좌망정에 앉아 눈을 감으니

나무 기둥을 타고 올라가는

천 년의 강물에 빈 배 하나

하늘을 향해 가고 있다

빈 배 가득 하늘이 실려 간다




Kr_RLEyBt0sWPzblTJtWa4UkRZ8.jpg
다운로드 (3).jpg
다운로드 (4).jpg
다운로드 (2).jpg





WVSUTR-bmVPp_oqTuqvdCAlLtDw.jpg
002.jpg?type=w1200
다운로드 (2).jpg
004.jpg
다운로드 (4).jpg
0003.jpg?type=w1200
000-1.jpg
000-2.jpg
000-3.jpg
000-4.jpg
000-5.jpg
000-6.jpg
004.jpg






keyword